<말씀과 50> 마태 8내가 원하노니

산상수훈이 끝나고, 허다한 무리가 예수를 좇는 장관이 벌어진다. 그 첫 장면을 장식하는 문둥병자와의 만남은 결로 예사로운 것이 아니다. 수 많은 무리가 예수를 좇는 가운데, 한 문둥병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그에게 경배한다.

하나님에게서조차 버림받은 사람, 여호와의 성회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 저주받은 사람, 문둥병자!

도대체 그는 무슨 생각으로 수많은 군중들이 모인 자리를 무릅쓰고 예수께 나아왔던 것일까?

깨끗게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께 나아온 문둥병자는 주여 나를 고칠 수 있거든, 나를 고쳐주소서라고 말하지 않고, 주여 만일 당신이 원하신다면나를 깨끗게 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능력이 아니라, 나 같은 자를 고칠 마음이 있으신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그는 지금 이렇게 묻는 것이다.하나님께서 문둥병자인 나를 깨끗게 하기를 원하실까요? 나는 죄인이고, 때문에 나는 하나님의 백성에서도 격리된, 하나님으로부터 저주 받은 사람입니다. 그런 나를 하나님께서 다시 회복시키길 원하실까요?“

수 많은 사람들을 무릅쓰고 나와 묻고 있는 그의 물음은 예수께서 자신을 깨끗게 하실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던 것이었다. 어떻게 그는 이런 희망을 갖게 되었던 것일까?

그것은 산상수훈이다.

악인과 선인에게 햇볕과 비를 주시는 하나님,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는 하나님, 오른뺨을 맞으면 왼편을 돌려대는 하나님, 마음이 가난한자, 애통하는 자, 주리고 목마른 자가 복이 있다는 하나님, 예수에 의해 들려지는 하나님의 어떠하심 에서 그는 희망을 발견했을지 모른다. 하나님은 마음을 보시는 분이시다. 겉으로 드러나는 경건, 외모에 감격하지 않는 분이다. 하나님은 주리고 목마른 자, 가난한 자, 마음이 슬픈 자, 핍박 받고 고통 받는 자들에게 귀 기울이시는 분이시다.

그는 사람들의 천시에 익숙한 사람이다. 하나님으로부터도 버림받은 자라고 스스로 생각했다. 소망이 없었다. 그렇지만 그도 사람이다. 문둥병으로 인해 몸은 고통을 못 느껴도, 마음은 고통을 느낀다. 마음은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 마음이 가난하다. 핍박을 받고 있다. 모욕과 무시의 오른뺨 여러 번 맞아봤고, 저주와 정죄의 왼뺨도 여러 번 돌려 맞아봤다. 욕설과 저주, 무시하는 눈길, 박대그런 건 늘 당하는 일이었다.

예수님의 말씀에서 그는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 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시각을 발견했던 것이다. 어쩌면 하나님이 나를 버린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분은 마음을 보시는 분이라고 하신다... 어쩌면... 하나님은 나 같은 자도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나님은 혹시 나 같은 자도 고침받기 원하시는 지도 모른다...”

문둥병자에게 예수는 깨끗게 되어라!”는 말로서 답하지 않는다. 그것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 그를 만져주는 것으로 대답한다. 이 행동은 율법을 가르치는 선생으로서 도저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예수는 그의 몸을 만져준다. 그의 마음을 만져준다.내가 원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되십시오!”

산상수훈을 마치고 내려오신 예수는 문둥병자의 몸을 만지는 것으로 그의 마음을 만지고, 그의 마음의 고통을 위로하신다.  그를 복 있는 하나님의 자녀라 선포하신다.

이방인 백부장의 하인을 고치시면서, 열병으로 누워있는 여인의 손을 만지어 그녀를 고치시면서, 돼지를 치며 먹고 사는 더러운 이방 땅 가다라 지방의 귀신들린 자들을 고치시면서, 예수님은 동일하게 선포하며 말씀하신다. “내가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통에서 놓여나십시오. 그러니 자유롭게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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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상하고 위대한 산상수훈! 도저히 나 같은 사람은 범접할 수 없을 것 같은 경지의 말씀들!

하지만, 산상수훈을 끝내고 예수께서 가장 먼저 하신 일들은, 버림받은 자, 마음이 괴로운자, 연약한 자, 죄의 세력에 사로잡혀 고통하는 자들을 맞으시고, 찾아가셔서, 그들의 몸을 만지시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었다. ‘내가 원하고 있습니다.’

 

산상수훈의 높은 벽 앞에 서서, ’길 잃은 양처럼 유리하오니, 주의 종을 찾으소서’(119:176)라 기도할 수 밖에 없는 나에게도 주님께서는 말씀하신다. “내가 원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되십시오!”

 

내가 문둥병자라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예수를 따르는 삶이 시작된다.

마음의 죄들과 육신의 나쁜 습관들로 병들어 있으면서도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자!

그러면서도 겉을 치장하고 꾸미는 것으로, 그럴듯한 모습으로 사람들 앞에 드러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면, 그렇다면 나는 문둥병자이다.

 

나 이외에 다른 것에 사로잡혀 사망의 자리에 묶여 살고 있는 가다라 광인.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만을 주인으로 섬기며 살아가고 있지 않다면 나는 가다라 광인이다.

 

문둥병자요, 거다라 광인인 나는

오늘 다시 예수께 나아와 경배하며 기도한다. “당신이 원하시면, 나를 깨끗게 하실 수 있습니다.”

주께서 손을 내밀어 나를 만지시며 말씀하신다. “내가 원하고 있습니다. 깨끗하게 되십시오.”

 

무한한 주의 용서와 사랑, 내가 날마다 예수를 따라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힘의 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