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고난주간 묵상기도회() –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의 아들 (27:31-50)

 

 다른 사람들을 구원했다면, 어찌 자신은 구원할 없단 말인가?

어이! 하나님의 아들이시여!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우리가 가짜라고 그토록 우리를 몰아세우더니, 어쩌다가 십자가에 달리시게 되셨나?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니, 하나님이 당신을 구원하도록 하시라지!, 하나님이여! 당신은 사람을 구원하소서! 허허! 이거 이리 잠잠하신가? 내려오시오! 그럼 우리가 믿어드리지!”

 

시기, 명예욕, 자격지심, 열등감, 질투

진리에 대한 사랑은 없고 자기에 대한 사랑만 가득한 자들, 자기 배가 신인 자들이 앓게 되는 질병들로 뒤틀려진 사람들.

너무나 잘나고 잘나, 다른 이들이 자기에게 머리 숙이지 않고는 수가 없는, 다른 이들에게 머리를 숙이고는 수가 없는,  뻣뻣하게 굳어버린 송장 같은 사람들. 대제사장, 율법학자, 장로들

저들의 모욕과 조롱 앞에서,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아무 말이 없으십니다.

 

내가 이렇게 알았다니까, 내가 전에 이미 말했었지? 놈은 사기꾼이라고. 따라가다간 패가망신한다고 내가 전에 그랬어 그랬어? ‘성전을 헐고 삼일 만에 짓는다고?’ !, 내가 때부터 알아봤다니까? 어이! 허풍쟁이 양반! 하나님의 아들이 거기 달려 계신가? 성전도 삼일 만에 짓는다며? 십자가쯤은 당장에 부수고 내려오라고!”

누군가에 대한 손가락질 만으로도 사람이 훌륭해지고, 누군가에 대한 비난 만으로도 사람이 의인이 있다는 ,

세상 모든 이치를 통달한 지혜자인 , 머리를 가로 저으며, 그러나 남에게 뒤질 새라, 목소리를 높여대는 공허한 장삼이사들의 자기 자랑 앞에서…… 그들의 손가락질 앞에서,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아무 말이 없으십니다.

 

놈이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그럼 나는 하나님이겠군. 아버지라 불러봐! 구원해 주지!

  미친놈, 같은 때문에 세상이 모양인 거야. ”

강도 강간 살인폭력을 일삼으며, 평생을 울분과 세상에 대한 피해 의식으로 살아왔던 자들,

함께 십자가에 못박힌 자들 쪽에서 들려왔을 법한저열한 농담과 저주

그들과 다름없는 죄인으로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의 아들은, 그러나 저들에게 모욕을 받으면서도 아무 말이 없으십니다.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의 아들, 구원자, 예수!

뭉개진 얼굴, 부풀어오른 눈두덩이, 헝클어진 피로 떡진 머리, 선명하게 돋아난 채찍자국, 고통에 들뜬 거친 숨소리….

묘한 승리감에 들떠있는 사람들 속에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는 도저히 하나님의 아들 같아 보이지 않습니다.

 

 너는 유대인의 왕이 아니냐? 성전을 헐고 일에 짓는 자여? 네가 다른 사람은 구원하지 않았느냐?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면, 십자가에서 내려와 보라!”

십자가에 달린 너무도 무력하게 흘리고 있는 자칭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런 그에게 전혀 어울려 보이지 않아, 경쟁하듯 놀려대며 뱉어대던 그에 대한 수식어들,

승리감에 들뜬 자들의 조롱들 , 그러나 사실이 아닌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는 참으로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그는 참으로 유대인의 왕이었으며, 그는 참으로 성전을 헐고 삼일 만에 짓는 자였고, 그는 참으로 그리스도였으며, 그는 참으로 세상의 구원자였습니다.

 

모두가 사실인데, 그는 아무 없이 십자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는 십자가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십자가에서 내려올 없으니, 그는 하나님의 아들이 아니라고.

 그는 하나님에게서 사람이 아니며, 그는 하나님에게서 버림 받은 사람이라고!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태가,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유일한 말씀으로 기록하고 있는 외침은, 시편 22편의 다윗의 기도에서 따온 것입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은 시편 22편을 떠올리며 어떤 기도를 하고 있었던 것이었을까요?

 

나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니이다. 나를 보는 자는 비웃으며, 입술을 비쭉이고, 머리를 흔들며 말하되, 저가 여호와께 의탁하니 구원하실걸, 저를 기뻐하시니 건지실걸 하나이다……여호와여 멀리하지 마옵소서, 나의 힘이시여 속히 나를 도우소서, 영혼을 칼에서 건지시며, 유일한 것을 개의 세력에서 구하소서. 나를 사자 입에서 구하소서!

 

시편기자의 외침은 사실이지 주의 응답에 대한 찬양으로 끝이 납니다.

그는 곤고한 자의 곤고를 멸시하거나 싫어하지 아니하시며, 얼굴을 저에게서 숨기지 아니하시고, 부르짖을 때에 들으셨도다.

  

하지만 하나님의 아들예수는 

사람들의 조롱과 모욕을 몸에 짊어진 , 그에 대한 어떠한 항거나 변명도 없이,

분노와 자존심의 폭발도 없이,

아무런 하나님의 구원도, 응답도 없이, 십자가에 달린 죽으셨습니다.

  

우리는 사람들의 작은 모욕에도 소리를 지르며 분노합니다.

나에 대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사실이던 사실이 아니던,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견디지 못해합니다. 왜냐하면 사람은 아무도 다른 사람의 편을 들지 않고, 오직 자기 자신만을 편드는 존재라는 것을 너무나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치장하고, 자기를 보호하고, 자기를 높이고, 자기를 드러내며, 자가의 잘남과, 자기의 정당함을 나타내기 위해서만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입에 담습니다.

때문에 우리는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타인에 대한 불신과 불안, 자존심, 나는 그렇지 않다는 항거 속에서 우리도 같은 사람이면서 말입니다.  

 

글세 미친 놈이, 아주 처참하게 깨지고 맞아서 십자가에서 뒤졌다며? 놈이 자기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그랬다지?

근데 강도들보다 먼저 죽었다며? 메시야는 무슨 개뿔! 그런 놈들이 항상 문제라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던져지는 사람에 대한 심판과 정죄, 비난만으로도 정당해 지는

 

십자가에 달린 하나님의 아들, 세상의 구원자, 예수.

모든 모욕 앞에서, 자기를 모욕하는 자들을 살리기 위하여, 침묵하시던 천지의 주인인 하나님!

그분의 침묵을 기억하며, 성금요일,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으로 인해 구원받은 우리가 따라가야 길이 어디인지 다시 한번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