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8아이성 전투 이후 에발 산에 서다 ( 8:1-35)

 


총력을 다해 아이성 전투를 치르고(1-29) 이스라엘 백성들은 신명기 27장의 말씀을 따라 그리심 산과 에발 산에서 축복과 저주를 선포한다(30-35). “이 율법의 말씀을 실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라 할 것이요 모든 백성은 아멘 할지니라.”(신27:26) 

저주를 받게 된다는 율법의 말씀 중엔 “우상 숭배”(15)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맹인의 길을 잃게 하는 것’(18), ‘이웃을 암살하는 것’(24), ‘뇌물을 받고 무죄한 자를 죽이는 것’(25) 또한 포함된다.

전쟁이 없던 세대가 없었으니 죽지 않기 위해 죽고 죽이는 것이야 그렇다 해도 1만 2천명의 모든 남녀를 다 죽이는 것이 마음 편할 리 없다. 그러나 그러한 살육을 끝내고 이스라엘은 에발 산에서 무죄한 이웃을 죽이는 자에 대한 저주를 선포한다. 

죽어갔던 아이 성 사람들은 무죄한 사람들이 아니었으니 율법의 말씀과 모순되지 않는 것인가? 그렇다면 스스로 무죄하다 말할 수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무죄하지 않으니 그러한 나는 죽임을 당해도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아이 사람들을 죽이는 이스라엘 편에 스스로를 세우자니 그럴 자격이 없고,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죽임을 당하는 아이 사람들 쪽에 스스로를 세우자니 이 또한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그래서 마음이 참 불편한 것이다. 

그러나 에발 산에서 들려오는 하나님의 율법의 말씀은 분명하다. 누구도 무죄한 이웃을 죽여서는 안 된다. 누구도 맹인의 길을 잃게 해서는 안 된다. 누구도 가난한 자의 송사를 억울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하는 자는 저주를 받을 것이다. 아멘(신 27장).

무죄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죄인’인 내가, 율법을 따라 저주를 받아 나무에 달리신 ‘무죄한 예수’로 인해(신21:23, 갈3:13), 율법을 따라 저주를 받아 나무에 달린 아이 왕(29)과 다른 길을 갈 수 있음에 모든 입을 막고 에발산에서 들려오는 말씀에 대해 마음으로 말한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