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역대하 3장~5장 - 성전 : 그의 선하심을 인정하고 자비의 무궁하심을 찬양하다 (대하 3:1-5:14)
열왕기가 100절로 기록하는 것을 역대기는 53절로 기록한다. 열왕기가 솔로몬 성전의 복잡한 구조와 그 안의 장식과 성전 기구들에 대한 자세한 묘사를 통해 일종의 설계도를 그려준다면, 역대기는 지성소, 두 그룹, 성전의 두 기둥, 놋 제단, 놋 바다, 물두멍, 등잔 대, 후람이 담당한 놋 기구, 금 제단, 진설병, 순금 등잔대와 등잔에 대한 간략한 언급과 이어지는 언약궤 옮김의 기사를 통해 성전 자체의 아름다움과 공교함에 대한 관심보다 성전에서 드려지게 될 예배 자체에 관심한다(5:11-14).
열왕기는 언약궤 이전 이후 제사장이 성소에서 나오자 여호와의 영광이 성전에 임한다면(왕상8:10), 역대기는 언약궤 이전 이후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의 찬송과 연주(120인의 나팔 부는 자들 등등)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고백 - “선하시도다 그의 자비하심이 영원히 있도다“(5:13) - 에 뒤이어 여호와의 영광이 성전에 임한다(5:13-14).
열왕기가 포로 된 자신들의 현실 속에서도 미래를 열어가실 하나님에 대한 기대 속에 과거를 돌아보고 내일을 내다보는 이들의 신앙 고백에 삶의 자리를 갖는다면(왕하 25:27-30), 역대기는 고레스 칙령을 따라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성전을 건축하고 성전을 중심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살아가면서 과거를 돌아보고 내일을 내다보는 이들의 신앙 고백 속에 삶의 자리를 갖는다(대하36:22-23).
성전건축과 관련된 기사만 놓고 봐도 열왕기는 화려하고, 역대기는 소박하다. 열왕기는 장식적이고 역대기는 담백하다. 열왕기는 성전의 화려함 만으로도 입이 벌어지나, 역대기는 성전의 화려함이나 웅장함이 아닌 그 안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하는 이들의 찬송 소리로 입이 벌어진다. 역대기에서 성전을 성전 되게 하고 예배를 예배되게 하는 것은 화려함과 세련된 구조물들이 아닌, 궤 안의 두 돌판으로 상징되는 하나님의 말씀과(5:10)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찬양(자랑)하는 사람들의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인정‘과 ‘고백‘이다(5:13). - 물론 역대기의 성전 또한 아름다우며 필요한 모든 것을 ‘규례대로‘ 다 갖추었다(4:7,20) -
보통 ‘찬양하다‘란 말로 번역되는 ‘할랄‘ 동사는 ‘자랑하다‘는 뜻을 갖는다(5:13). 찬양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자랑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자랑스러워 하는 자, 그가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러한 ‘하나님 자랑‘은 그런데 ‘하나님 체험‘에서 나온다. ‘하나님 체험‘은 그의 능력의 크심에 대한 체험 이전에 먼저 그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에 대한 체험으로 시작되고, 그의 선하심과 자비하심에 대한 고백과 감사로 끝이 난다. 보통 ‘감사/찬양하다‘란 말로 번역되는 히브리 동사(Hi.inf.호도트)의 기본 의미는 ‘고백하다/인정하다‘이다(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