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모방자가 되어라 (엡5:1-33)

 

사람이 무언가를 욕망한다는 것은 그것 자체를 욕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욕망하는 다른 누군가의 욕망을 ‘모방‘하는 것이다. 평소 집에서 가지고 놀지 않던 장남감도 옆집 아이가 그것을 가지고 놀려 하면 자기의 가장 소중한 장난감인양 여기는 것에서도 이런 작용을 볼 수 있다.

 

1) ‘욕망하는 자‘와 2) ‘욕망하는 대상‘ 그리고 욕망하는 자의 욕망을 부추기는 3) ‘매개자‘로서 ‘모방의 대상‘이라는 욕망의 삼각형으로 인간의 욕망을 이해해 볼 수 있다(르네 지라르). 전도서는 인간의 모든 업적이 시기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하는데(전 4:4) 이 또한 같은 맥락이다. 사실 인간의 욕망은 욕망하는 대상 그 자체를 향하지 않는다. 욕망이 향하는 방향은 ‘누구처럼 되고 싶고‘ ‘누구보다 낫고 싶다‘는 모방과 경쟁 욕망이며, 설정되는 목표 자체는 사실은 속 빈 목표라 할 수 있다.

옆집의 누구처럼 잘 하고 싶은 욕망, 다른 이가 사랑하는 그녀를 취하고 싶다는 욕망,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은 그런데 욕망하는 자 자신에겐 숨겨지고 감춰진다. 여기서 소위 ‘낭만적 기만‘이 발생한다. 욕망하는 자는 자신이 그것을 참으로 좋아하기에 그것을 욕망한다고 스스로를 속인다. 그러나 실상은 누군가가 그것을 욕망하기에 그것을 가지고 싶어하고, 누군가가 그런 모습을 가지고 있기에 그 사람처럼 되고 싶은 것이다.

 

여기서 욕망의 매개자인 모방의 대상이 경쟁자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존재일 때, 이 욕망의 관계는 쉽게 폭력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욕망의 매개자인 모방의 대상이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어떤 신적 존재와 같은 절대적 존재일 때 욕망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르네 지라르는 좋은 모방욕망과 나쁜 모방욕망을 구분한다. 나쁜 모방욕망은 경쟁심에 부추겨져 상대방의 것을 욕망함으로 결국 서로가 서로의 욕망을 상호 모방하여 마침내 모든 상호간의 차별성이 사라지는 무차별성 속으로 수렴하게 되고 마는 욕망이다. 이 때 사회는 폭력적이 된다. 좋은 모방욕망은 경쟁심을 자극하지 않는 매개자를 통해 매개된 욕망으로 대표적으로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는 것이 그것이다.

 

바울은 이곳에서 우리에게 “너희는 하나님의 모방자들이 되어라“라고 명령한다(1). 서로가 서로를 모방하고자 할 때, 그 모방 욕망은 결국 ‘탐욕 곧 우상숭배‘로 빠져들고 만다(5). 궁극적으로 삶이 향해가야 할 방향을 잃고(cf.15) 누군가로 인해 자극된 모방 욕망을 만족시키며 살다가 남는 것은 ‘누구 보다 낫다, 누가 갖고 있는 것을 나도 가졌다‘는 자극과 분노의 악순환일 뿐이다.

 

하나님의 모방자가 되어라!라는 말씀 앞에 사람들 사이의 경쟁심과 탐욕은 제거되고 오롯이 닮고 따라야 할 모델만이 우리 앞에 놓이게 된다. 하나님의 모방자, 하나님을 닮은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런데 무엇을 닮고자 욕망한다는 것인가? 그 욕망의 대상은 무엇인가? 그것은 다른 사람을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는 ‘사랑‘이다(2). 그런데 우리의 사랑은 사랑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사랑하여 자기 자신을 내어주신 예수의 사랑을 모방하는 것이다(2,25). 예수는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닮아야 할 하나님을 욕망하도록 하는 욕망의 매개자로서 우리의 모방의 대상이다. 우리는 예수의 모방자가 됨으로 하나님의 모방자가 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모방자로 부름 받은(1) 남편은 예수가 교회를 자신처럼 사랑하여 자기 목숨을 내어주듯 아내를 자신처럼 사랑하여 자기를 내어주는 삶을 따르도록(모방하도록) 이끌어진다(25). 어둠에 속한 자들의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이 결국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는 ‘우상 숭배‘와 ‘탐욕‘으로 끝난다면(5), 빛에 속한 자들의 ‘예수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은 마침내 ‘이웃을 위하여, 아내를 위하여, 형제를 위하여, 원수를 위하여‘ 자신을 버리는 ‘사랑‘으로 귀결된다(28).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모방 욕망에서 비롯되는 오늘 나의 행위들이 경쟁심에 의해 자극되어 누구처럼, 누구보다로 이끌려가는 거짓 욕망이라면 그 결국은 사망이다. 그러나 누구처럼 되고 싶다는 모방 욕망에서 비롯되는 오늘 나의 행위들이 하나님의 모방자가 되고자 하는 욕망에서 추동 되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예수의 모방자가 되고, 예수의 사랑의 모방자가 되어, ‘이웃을 위해 자기를 버리는 사랑‘을 따르는 자가 된다면 그 결국은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는 것이 될 것이다(5).

 

"내가 그리스도의 모방자가 된 것 같이 여러분은 나의 모방자가 되십시오"(고전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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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서 5장 (사역)

 

1. 그러므로 사랑 받는 자녀처럼 여러분은 하나님을 닮은 자들이(/하나님의 모방자들이) 되십시오. 2. 그리고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여 우리를 위해 자기 자신을 향기로운 향기로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로 내주셨던 것처럼. 3. 그러나 음란과 모든 더러움이나 탐욕은 여러분 안에서 이름도 불려지지 않도록 하십시오. 이것이 성도들에게 마땅한 일입니다. 4.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외설스러운) 말, 어리석은 말, (아무 중심 없이) 쉽게 바뀌는 말들은 여러분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여러분은 감사의 말을 하십시오. 5. 왜냐하면 여러분은 이것을 깨달아 알아야만 합니다. 모든 음란한 자와 더러운 자나 탐내는 자는 - 탐내는 자는 곧 우상숭배자입니다 -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에서 상속분을 가질 수 없습니다. 6. 누구도 헛된 말로 여러분을 속이지 못하게 하십시오. 왜냐하면 이런 일들로 인해 하나님의 진노가 불순종의 자식들에게 임하기 때문입니다. 7. 그러므로 여러분은 그들의 일에 참여하는 자가 되지 마십시오. 8. 왜냐하면 한 때 여러분은 어둠이었으나, 지금은 주 안에서 빛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빛의 자녀로서 살아가십시오. - 9. 왜냐하면 빛의 열매는 모두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 10. 주를 기쁘시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 알아 보십시오. 11. 어둠의 열매 없는 일들에 참여하는 자들이 되지 마시고, 오직 (그것을) 꾸짖으십시오. 12. 왜냐하면 그들에 의해 비밀스레 행해지는 일들은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것이기 때문입니다. 13. 그러나 꾸짖어지는 모든 일들은 빛에 의해 밝혀지는 것입니다. 14. 왜냐하면 밝혀지는 모든 것이 빛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말하는 것입니다. “일어나라 (너) 잠자는 자여,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너에게 비추신다.“ 15. 그러므로 여러분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엄밀히 살펴보십시오. 어리석은 자들은 그리하지 않지만 지혜로운 자들은 그렇게 합니다. 16. 시간을 (흘려 보내지 마시고) 사들이며 살아가십시오, 왜냐하면 날들이 악하기 때문입니다. 17. 이러므로 생각 없이 사는 자들이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지 이해하십시오. 18. 술에 취하지 마십시오, 삶에 소망이 없는 자들이나 그렇게 살아 갑니다. 오직 여러분은 성령으로 채워지십시오, 19. 서로 시편들과 찬송들과 신령한 노래들로 말하시며, 여러분의 마음으로 주께 노래하고 찬양하며, 20.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나님 아버지께 항상 모든 것들을 위해 감사하며, 21. 그리스도를 경외함으로 서로 복종하십시오.

22. 아내들이여, 자신의 남편에게 복종하되 주께 하듯 하십시오. 23. 이는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이듯 남편이 아내의 머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분 자신이 몸의 구원자입니다. 24. 그러나 교회가 그리스도께 복종하듯이 그와 같이 아내도 모든 일에 있어 남편에게 복종하십시오. 25. 남편들이여,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여 교회를 위해 자기 자신을 내어준 것처럼 사랑하십시오. 26. 이는 그가 물의 씻음으로 깨끗하게 하여 말씀으로 교회를 거룩하게 하고, 27. 그가 친히 교회를 영광스럽게 자기 곁에 세워, 점이나 주름 잡힌 것이나 이런 것들 없이, 오직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기 위함입니다. 28. 이와 같이 남편들은 자신들의 아내를 자기의 몸과 같이 사랑할 빚을 지고 있습니다. 자기의 아내를 사랑하는 자는 곧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29. 왜냐하면 누구도 어느 때든 자기의 몸을 미워하지 않고 오직 먹이고 또한 그것을 돌보는 것이 마치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위해 그리하는 것 같기 때문입니다. 30. 왜냐하면 우리는 그의 몸의 지체이기 때문입니다. 31. “이러므로 사람이 그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그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될 것입니다.“ 32. 이 비밀이 큽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33. 그러나 여러분은 하나같이 각각 자기의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을 경외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