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4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24:1-35)

 

예루살렘 성전의 멸망에 대한 이야기는 세상 끝 날에 대한 이야기와 겹쳐진다(2,3,14,33,34). 서로 얽히고 설켜서 어떤 말씀이 예루살렘의 멸망에 대한 이야기인지 어떤 말씀이 세상 끝 날에 대한 이야기인지 나눌 수 없을 정도다. 더욱이 예수는 제자들에게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일들이 다 일어날 것이라 말한다(34). 그리하여 예루살렘의 멸망과 세상의 종말이 자신들의 세대 가운데 다 일어날 것이라 기대되는 상황 속에서 제자들은 오늘을 살아야 했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멸망이 일어났음에도 세상의 끝은 오지 않았다. 대신 성전과 유대인을 중심으로 한 시대가 끝이 났다. 70, 예루살렘의 멸망 이후 유대 나라는 더 이상 존속되지 않았고, 유대인들 또한 온 땅으로 흩어졌다. 그러나 천국 복음은 유대 나라의 멸망과 더불어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벽을 넘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해 온 세상에 전파되기 시작했다(14).

 

멸망의 가증한 것이 거룩한 곳에 선 것을 보면뒤돌아보지 말고(16-18) 다가올 날을 준비해야 한다(19-21). ‘멸망의 가증한 것이 성전에 서는 것이 뜻하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어떤 사건을 지칭하는지 확정할 수는 없어도, 그로 인한 변화가 무엇인지는 알 수 있는데, 바로 매일 드리는 제사가 폐하여지는 것이다(11:31;12:11). 매일 드리는 상번제가 폐하여 진다는 것은 성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고, 이는 곳 성전의 멸망과 관련된 것일 것이다. 그리하여 예루살렘 성전의 무너짐은 종말의 때가 시작되었다는 신호가 된다.

 

성전은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무너질 것이다(2). 이전과 다른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것이다. 미혹과 환란과 핍박과 전쟁과 재난과 미움과 실족과 불법의 성함과 사랑의 식어짐이 있을 것이다(9-12). 그러나 그 시간은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언되기 위해 온 세상에 전파되는 시간이기도 할 것이다(14).

 

그 전부가 유대인이었던 예수의 제자들에게 성전의 파괴는 곧 역사의 종말을 뜻하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유대 땅에서뿐만 아니라, 땅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그의 사자들을 보내어, 그의 사람들을 모으실 것이다(31).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이 일이 다 일어날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34) 성전이 무너진 70, 천국 복음은 핍박과 환난을 겪으면서도 지중해 온 지역에 전파되어 갔고, 성전이 무너지기까지 40여 년, 한 세대라 할 수 있는 시간을 겪으며, 대부분의 제자들은 복음을 위해 살다가 이미 개인적인 종말을 맞았다.


성전의 무너짐은 한 시대의 마지막이며 종말이었으나, 그것은 동시에 완성(‘텔로스‘=종말)을 향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기도 했다. 이미 살아온 40, 앞으로 살아갈 40, 내 인생의 종말이 다만 무너짐과 멸망이 아닌, 천국 복음이 한 민족, 한 세대, 한 사람에게라도 전해지는 종말(완성)의 시작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