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장 –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 (눅 5:1-11)

 

 

“무서워하지 말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조그레오).“(12)

 

‘사람을 취한다‘는 말은 그 기본 의미가 ‘산 채로 잡다‘는 뜻이다 (cf.민31:15;대하25:12).  

칠십인역의 경우 주로 ‘살려주다‘라는 의미로 쓰인다 (민31:18;신20:16;수2:13;6:25;9:20;삼하8:2).

산 채로 잡은 후 죽일 수도 있지만 (대하25:21), 산 채로 잡은 후 살려 줄 수도 있다 (수2:13;6:25;9:20).

살든 죽든 사로잡은 자의 처분에 맡겨지게 되는 것이 사로잡힌 자의 처지일 것이다.

 

물고기를 잡는 어부로서 베드로는 물고기를 산 채로 잡아 어떤 것은 버리고 어떤 것을 취하며 살아왔을 것이다. 버려지는 것은 부정한 고기일 것이고, 취해지는 것은 정한 고기일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버려지는 부정한 고기는 살고 취해지는 정한 고기는 죽는 것이지만, 이것을 복음을 전하여 사람을 취하는 것으로 바꾸어 이해한다면, 버려지는 사람이 오히려 죽고 취해지는 사람이 오히려 삶을 얻는 것이 될 것이다.  

 

라합과 그녀에게 속한 가족은 산 채로 취해져 살게 된다(수2:13;6:25). 기브온 주민들은 산채로 취해져 여호와의 집에서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들로 ‘살게‘ 된다. 여호와께 온전히 속한 자들로서 그들은 온전한 삶을 살게 된다.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내렸을 때, 베드로는 두 배 가득 잠길 정도로 물고기를 잡게 된다. 두려움 속에서 베드로는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주님‘이라 고백한다(8). 이 고백은 라합의 고백과 기브온 백성의 고백과 그 궤를 같이한다.

 

[24] 그들(기브온 백성)이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종 모세에게 명령하사 이 땅을 다 당신들에게 주고 이 땅의 모든 주민을 당신들 앞에서 멸하라 하신 것이 당신의 종들에게 분명히 들리므로 당신들로 말미암아 우리의 목숨을 잃을까 심히 ‘두려워‘하여 이같이 하였나이다 [25] 보소서 이제 ‘우리가 당신의 손에 있으니‘, 당신의 의향에 좋고 옳은 대로 우리에게 행하소서 한지라 [26] 여호수아가 곧 그대로 그들에게 행하여 그들을 이스라엘 자손의 손에서 ‘건져서‘ 죽이지 못하게 하니라 [27] 그 날에 여호수아가 그들을 여호와께서 택하신 곳에서 회중을 위하며 ‘여호와의 제단을 위하여 나무를 패며 물을 긷는 자들로 삼았더니‘ 오늘까지 이르니라.(수9:24-27)

 

기브온 족속에게 있어 여호와께 속하여 나무를 펴며 물을 긷는 것이 ‘죽음‘이 아닌 ‘삶‘이듯, 베드로와 그를 통해 예수의 사람으로 사로 잡힌 사람에게도 예수께 속한 자로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사는 것은 ‘죽음‘이 아닌 ‘삶‘일 것이다.

                                                                            

산 채로 사로 잡는 것은 죽이기 위함이 아니라 살게 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참으로 살고자 한다면 그의 손에 자신의 삶에 대한 처분을 온전히 위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입니다“ – “무서워하지 말아라. 이제 후로는 네가 사람을 취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