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8모든 날들의 끝과 오늘 (8:1-27)

 

벨사살 왕 제3년에 다니엘이 다시 환상을 본다(1). 메대와 페르시아를 나타내는 두 뿔난 숫양과(20; ca550~330) 알렉산더의 헬라제국을 나타내는 한 뿔난 숫염소(21;ca 336~323), 알렉산더 사후 네 나라로의 분열과(22) 그 중 한 뿔에서 자라나와 남쪽과 동쪽으로 심히 커지는 한 뿔에(9) 이르기까지 8장의 환상은 이후 이루어질 제국의 판도를 담아낸다. 이는 사실 2장의 금은동철 신상이나 7장의 네 짐승 환상과 겹쳐진다. 물론 8장은 매일 드리는 제사가 폐지되고 성소가 더럽혀질 것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13) 그 기간이 2300주야라 밝힌다. 그 후에 성소가 정결하게 될 것이다(14).

 

네 뿔 중 한 뿔에서 자라나와 성소를 더럽히고 상번제를 폐지하는 자가 누구인지는 특정되지 않는다. 급격한 헬라화 정책의 일환으로 성소에 제우스 상을 세우고 돼지피로 제사를 드려 성소를 더럽히며 할례를 금했던 안티오쿠스 4(에피파네스, B.C. 175-164)가 떠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2300 주야를 아침 저녁으로 드리는 상번제의 횟수로 보아 1150일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하면 그 기간은 3 70일이 된다. 안티오투스의 급진적인 정책이 시작된 168/7년 그리고 마카비 혁명으로 성소가 회복된 164년 기간이 이에 들어 맞는다. 그러나 메데 파사 헬라 그리고 네 나라를 특정했던 다니엘은 마지막으로 올라오는 한 뿔에 대해서는 그리하지 않는다. 그래서 묵시의 예언은 열려 있게 된다.

 

속임수와 계교로 권세와 힘을 누리던 한 왕은(23,25) 그러나 사람의 손에 의하지 않고 깨어질 것이다(25). 스스로 무너질 것이다. 사람이 손대지 않은 한 돌이 나와 신상을 부수어 없애고 태산을 이루어 온 세계에 가득하듯(2:34,35), 만왕의 왕을 대적하던 자는 사람이 손대지 않아도 깨어지고 무너질 것이다(25). 이런 과정이 왜 있어야 하는지, 무엇을 위해서인지, 무엇 때문인지 분명히 설명되지 않지만 속임수와 반역과 파괴는 끝이 있을 것이다(14,17,19). 이해할 수 없는 시간 속을 살면서도 오늘 왕의 일을 계속했던 다니엘처럼, 모든 날들의 끝에서 오늘을 가름할 수 있음을 기억하고, 만왕의 왕이 내게 주시는 오늘의 일을 계속해 나가자(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