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의 몰락 (겔 26:1-28:19)

2012-10-04 목요일

세상 누구도 두로가 몰락할 것이라 생각지 않았다(cf 26:18).

세상의 모든 화려함이 모이고(27:12-25), 유행이 만들어지는 곳(27:4-11).

고상함과 품위, 귀족적 취향과 남다른 안목 그 자체가 돈이되는 곳.

 지배자와 피지배자의 구별을 눈으로 보여주는 온갖 화려한 물품들이 모이고 생산되고 거래되는 곳.

감히 그 두로를 건드릴 권세가 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지 않았다.

양반을 상민과 구분하는 일차적이면서 가장 강력한 수단은 옷이다.

화려한 채색에 윤기흐르는 옷감, 멀리서도 사람을 압도하는 화려함....

인격이나 마음의 품은 생각이 어떻든 옷 하나로 사람과 사람은 간단히 구분된다. 
 
두로의 화려함이 꼭 필요했던 자들은 그러니 지배자들과 귀족들이었고,

두로의 멸망에 놀라고 떨고 경악하는 자들도 그러니 지배자들이었다(26:17-18, 27:35).

한 두점 최고 화가의 그림과, 최고 장인의 그릇, 옷감, 향품......

갖추고자 하면 끝이 없는 그 무한한 화려함의 세계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것 만으로도 남다름이 만들어진다 생각했던 자들...

그들 중 누구도 두로의 멸망과 몰락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하나님은 느브갓네살을 왕들 중의 왕으로 키우시더니, 그로 두로를 치게 했다(26:7). 십수년의 공격을 버티던 두로는 마침내 몰락한다.

두로는 화려함 속에서 길을 잃었다(28:17).

솔로몬의 모든 입은 옷보다, 아무렇게나 핀 들꽃이 아름답다는 것을 알아보고, 하나님의 지혜와 영광을 찬양하던 두로가(28:13-14),

자신이 만들어낸 화려한 옷과 그 옷이 만들어내는 계급, 구별, 차별 속에서 정신을 잃고, 자신이 하나님이라 생각했다(28:2).

물품이 귀한 것은 그것이 사람을 돋보이게 하기 때문이다. 사람보다 귀한 것은 없다.

사람이 귀하기에 사람이 사용하는 물품 또한 그에 걸맞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사람 이전에 물품의 소유 그 자체가 사람을 사람과 구별하기 시작하면, 물품은 신이 되고, 그 물품을 소유한 자 또한 신이라 착각하게 된다.

그것은 이미 몰락의 징후이다.

화려한 옷 보다, 옷 입은 사람이 귀하다.

두로로 모이는 그 모든 화려한 물품 보다 귀한 사람. 하나님이 자신의 형상을 따라 지으신 사람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물건으로 남다르고자 한다면,

그 화려함은 이미 아름다움이 아니다.

아름다운 사람.... 사람이 아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