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록 검으나 아름답죠 (아가서 1장 1절~2장 7절)

2012년 4월 11일 수요일 묵상

여인의 대담한 사랑노래로 시작되는 노래중의 노래(아가)의 세계 속으로 오늘부터 9일간 여행을 떠난다.

 

무대 위엔 여자 주인공이 나와 있고, 그녀 뒤로 코러스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며 서 있다.
여자 주인공의 노래가 시작된다. "내게 입맞춰 주세요. 내 사랑~! 모든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연하죠(2-3)" 그녀의 사랑의 대상은 누구일까? "나를 데려가 줘요. 우리 달려가요. 왕이 나를 그의 방으로 데려가지요.(4)" 아~! 그녀의 사랑하는 그이는 '왕'이었다. 코러스들 또한 그녀의 노래를 따라 함께 '왕'을 노래한다. "우리는 당신(왕)을 기뻐하고, 당신 때문에 노래해요. 포도주 보다 진한 당신 사랑이 기억나죠. 사람들이 당신을 사랑하는 건 당연하죠(4)"

'왕'을 사랑하는 그녀는 도대체 누구일까? 누구이기에 감히 왕께 '입맞춤'을 청하며, 자기를 불러 달라는 것일까? "여인들아! 나는 검지만, 아름답지 않느냐?(5)" "햇볕에 쬐어 거무스름할 뿐이란다. 내 오라비들이 내게 맡긴 포도원을 지키느라 미처 내 얼굴을 지키지 못했을 뿐, 나는 아름다운 사람~~!(6)" 노래로만 보면 그녀는 땡볕에 포도원에서 일을 해야 하는 여인이다. 왕에게 어울려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검게 탄 얼굴이 멋쩍지만,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다. '아름다운' 그녀를 비춰주는 거울은 누구였을까(타인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그녀의 '사랑하는 사람' 그가 그녀의 아름다움을 알아준 거울이었을까? "내사랑하는 이! 당신 계신 곳이 어딘지 내게 알려 주세요. 사람들에게 물어 당신 계신 곳 찾아 가야 하나요?"(7) 코러스는 위로가 되지 않는 답답한 말로 그녀의 답답함을 더한다(8). 여인의 연인인 '왕'은 어디에 있는가? 그녀 혼자만의 짝사랑은 아닌가?
 
그 때 무대 다른 쪽에서 멋진 남자가 노래를 부르며 등장한다. "내 사랑~! 당신은 위엄있고 아름다운 말! 머리 장식으로 가려진 두 뺨, 구슬 목걸이로 아름다운 너의 목~!"(9-10) 아~! 그녀는 '왕의 사랑하는 그녀' 이다~!!!!! 부질없는 코러스의 말들이 채 사라지기도 전, 멋진 그녀의 연인이 훌쩍 무대에 뛰어 오르며 그녀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고 노래를 부른다~! "너의 뺨, 너의 목~! 아! 아름다운 내 사랑!" 그러자 함께 신이 난 코러스가 한술 더 뜬다. "우리가 당신을 위해 금과 은으로 목걸이를 만들어 줄께요!"(11) 기다림에 속이 탔던 여인이 노래한다. "아~ 당신에게서 내 향 내음이 나네요~! 당신은 언제나 나를 품고 있군요. 당신 또한 내 가슴의 향 주머니, 항상 내 가슴 속에서 나로 살아있게 하죠!"(12-14)

서로의 기다림과 사랑을 확인한 두 남녀는 무대 중앙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손을 잡고 번갈아가며 노래한다.
남자 - "내 사랑, 어여쁘고 어여쁜 그대, 순결하고 아름다운 당신 눈망울!"(15)
여자 - "내 사랑을 좀 보세요!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아름다운 사람이죠!(16)"
여자 - "푸른 들은 우리 침상"(16)
남자 - "백향목과 잣나무는 아름다운 우리 집"(17) - 함께 있는 곳은 어디든 행복하죠!
여자 - "나는 사론의 수선화, 골짜기의 백합화"(2:1) - 나는 시골 여인, 그러나 아름답죠!
남자 - "여자들 중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2) - 내겐 오직 당신뿐!

주고 받는 사랑 노래에 가슴이 벅차오른 여인이 무대 중앙으로 나와 관객을 향하여 행복에 가득한 음성으로 노래 부른다. "내사랑 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요? 수풀 가운데 사과 나무처럼, 그 그늘은 시원하고, 달콤하죠.(3)" "그가 나를 연회로 초대했죠. 내 손을 잡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사랑을 고백했죠. 그의 사랑이 내 위에서 깃발처럼 펄럭였죠"(4) "아~! 생각만해도 가슴이 벅차 오르죠. 너무 행복해서 병이 날 지경이죠."(5) "보세요. 잠든 이 모습. 쉿! 내 곁에서 좀더 머물도록 그를 깨우지 말아 주세요!"(7)

시골 처녀와 사랑에 빠진 왕자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나 있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이야기의 시작을 나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다.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사랑 노래, 예수와 우리의 사랑 노래~! 그녀로 인해 자랑스러워하는 그의 모습(2:4)과 거침없는 그의 사랑(1:9, 2:2....)으로 행복한 여인! "나는 비록 검으나, 아름답죠!" 행복한 그녀의 노래, 나의 노래, 우리의 노래가 봄날 4월의 하늘 위로 울려 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