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8-9장 - 기적의 책, 믿음의 책 

산상수훈 이후 이어지는 8장-9장은 열 가지 기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하여 보통 기적의 책이라 불린다.

열 가지 기적 이야기 중, 5번 믿음이 언급되고, 5번 그런 언급 없이 병을 고친다. 5번 언급된 믿음이란 - 백부장의 이러한 믿음, 풍랑 중 제자들의 작은 믿음, 중풍병자를 데려온 사람들의 믿음, 옷만 만져도 구원 받을 것이라는 여인의 믿음, 예수가 능히 눈을 뜨게 할 줄로 믿은 소경들의 믿음이다. 나머지 5번의 기적은 나병환자의 치유, 베드로 장모의 열병의 치유, 가다라 지방의 귀신들린 두 사람 치유, 한 관리의 죽은 딸을 살려냄, 귀신들려 말 못하는 자의 치유 사건이다.

풍랑이 이는 바다, 뱃사람으로 잔뼈가 굵은 제자들이 직감하는 죽을 것 같은 상황 속에서 예수는 주무신다(8:24). “주여 구원하소서”. 예수가 배 안에 없었다면 그들은 “하나님이여(주여) 구원하소서” 부르짖었으리라. 그 하나님은 그런데 하늘 저 멀리 어딘가에 있지 않고, 죽을 것 같이 흔들리는 배 속에, 그들과 함께 계신다. 그러면서 예수는 믿음을 이야기한다. 그들의 작은 믿음을 꾸짖는다(8:26).

귀신들린 자들의 특징이 있다. 말을 못한다는 것이다. 귀신들린 자는 말을 못하든지, 듣지 못하든지, 또는 그 둘 다이든지, 말을 빼앗긴다(마8:28-34;눅11:14) 때로 보지도 못한다(마12:22)

사람이 말을 잃는 것은 믿음을 잃었기 때문이다. 믿음을 잃으면, 말도 잃는다. 믿는 자에게 말을 한다. 믿을 수 없는 자에겐 말하지 않는다. 믿지 않는 자의 말은 들리지 않는다. 신뢰가 무너지면 말도 잃는다.

그러나 믿음이 있으면 말을 한다. 믿음이 있어야 말을 한다. 사람은 자기가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을 이야기 한다. 그래야 말이다.

어떤 믿음을 가져야 바르게 말하고 살 수 있는가? 예수를 믿는 믿음이다.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 안에서 나타나고 보여진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다. 어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인가?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다(9:13). 병든 나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고쳐 내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다. 믿음을 잃고, 말을 잃고, 눈 조차 감긴 나의 말을 들어 주시고, 내게 반응해 주시는 하나님, 내 눈을 만져 주시고, 내 손을 잡아 주시고, 나를 온전케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그런 분임을 믿는다는 것이다.

"기록한 바 내가 믿었으므로 말하였다 한 것 같이 우리가 같은 믿음의 마음을 가졌으니 우리도 믿었으므로 또한 말하노라"(고후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