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 단련한 은 같은 말 ( 12:1-8)

 

속이 비어 있는 말(2a/샤베), 듣기 좋으라고 그저 하는 말(2b/할라콭), 큰 것을 자랑하는 말(3b/게돌롵) - 서로 모여 많은 말을 할지라도, 두 마음을 품고 하는 말들은 다 공허하다(2a). 갈라진 마음에서 하는 말은, 말을 더할 수록 ‘무가치‘해진다(8).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순결하여 일곱 번 단련한 은과 같다(6). 그의 모든 말은 진실하다.

 

말 한마디 제대로 하려면 일곱 번의 정련을 거쳐야 하는가 보다. 아니, 본인이 일곱 번 단련된 은 같은 사람이어야, 사람은 속 들어찬 말을 하며 살 수 있나보다.

 

누구나 '진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서는 모든 것이 다 '진심'인줄 알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진심은 단지 정서의 문제가 아닌 의지와 가치관과 선택의 문제임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사람은 스스로도 무엇이 자기 진심인지 잘 알지 못한다. 두 마음은 이렇게 품어진다. 그러나 더 나이가 들어가면 사람은 다시 단순해지고, 다시 진심이란 것을 마주하게 된다. 늙으면서 생기는 고집이란 이런 단순함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으리라.

 

진심이란 단지 정서에만 닻을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삶과 살아갈 삶 전체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일곱 번, 여덟 번 같은 상황을 반복해서 겪으면서 그럼에도 스스로를 세우게 되는 마음의 자리에 '진심'이 있다. 여섯 번째 '그렇다(아멘)'라고 말했다면, 일곱 번째도 '그렇다(아멘)'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마음의 길(1), 그곳에 '진실함(에무나)'이 있다. 

 

그러나 지금 내게 떠오르는 말씀은 여전히 이런 구절들이다. - "사람은 다 거짓말쟁이이지만, 하나님은 참되십니다."(롬 3:4) "내가 놀라서 이르기를 모든 사람이 거짓말쟁이라 하였도다."(시 116:11)... 내 나이 사십, 이를 네 번의 단련을 거친 것이라 여긴다면, 일곱 번째가 될 때까지 다음 말씀을 붙들고 살아가련다. 『그러나 주여, 주는 긍휼히 여기시며 은혜를 베푸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자와 '진실풍성하신' 하나님이시오니』(시 8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