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5예배와 노동 (5:1-21)

 

3일 길쯤 가서 예배를 드린다고 하면(3,17) 그 말을 거부할 사람은 다만 바로 뿐일까?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바로가 이 일을 허용할 리는 없다(2). 오히려 하나님을 예배하겠다는 모세의 말을 게으름 피우는 자들의 헛소리로 여겨(8,9) 노동의 강도를 높이는 것이 그의 마땅한 반응일 것이다(9).

 

눈에 보이는 벽돌은 노동의 양을 말해주지만, 하나님께 예배하는 것이 삶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는 측량할 수가 없다. 더구나 광야로 3일 길을 가서 예배를 드린다니(3), 이런 비효율적인 생각이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정상적인 이야기로 들릴 리가 없다. 그저 게으름 피는 자들의 속보이는 거짓말로 들릴 뿐이다(8,17).

 

예배를 드린다고 벽돌이 생겨나는 법은 없다. 그러니 바로는 모세의 말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벽돌의 생산이 중단되면 세상의 질서가 흔들리고 성실한 삶이 위협받는다는 바로의 협박이야말로 진짜 거짓말이다.

 

사람은 자신이 예배하는 것 그 이상의 존재가 될 수 없다. 하나님을 예배하러 나선 삼일 길은 삶에 대한 전혀 다른 전망을 열어 줄 것이다. 무엇을 위해 노동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요구되는 생산량을 채우느라 예배를 빼앗겨버린 삶은 이미 삶이 아니다. 자기 백성을 종노릇에서 해방하여 자유를 주시려는 하나님의 첫 번째 부름은 예배다. 소외된 노동으로 사람을 밀어 넣어, 생각할 어떠한 틈도 허용하지 말아야 유지되는 세상 속에서 하나님은 자기 백성들을 불러내신다. 3일 길쯤 광야로 들어가서 하나님을 예배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