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2장 - 성전 : 차별과 배제 - 구별과 사랑(대하2:1-18)

 

다윗 당대 이스라엘 땅에 살던 이방인은 15 3 6백 명이었다(17). 이들 모두가 솔로몬 성전을 짓는 일꾼으로 일을 한다. 7만 명은 짐꾼, 8만 명은 벌목꾼, 36백 명은 감독자로 일한다. 솔로몬 성전을 위해 일하는 자들이 이방인일 뿐 아니라, 성전 건축에 필요한 자재들 또한 이방 사람 두로 왕 후람을 통해 마련되어 보내진다(3). 성전 건축에 필요한 모든 예술적-기술적 부분을 담당할 장인은 두로 남자와 이스라엘 단 지파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이다(14). 물론 성전 건축과 관련하여 일하는 이들이 모두 이방 사람들인 것은 아니다. 다윗이 준비한 재주 있는 사람들이 이 일에 참여하고(7,14), 다윗이 준비한 재물들 또한 사용될 것이다(대상29:3).

 

이스라엘의 거룩의 중심, 모든 거룩이 흘러나오는 곳, 성전 - 그 성전은 기이하게도 이방사람들을 통해 세워진다. 이후 이방인들은 정결-더러움의 코드에 의해 성전 제사에서 배제되지만 그러나 거룩한 성전 그 자체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이방 사람들에 의해 세워진다. 그러니 따지고 보면 성전은 이후의 정결코드를 따라 보면 거룩한 성전일 수 없다. 그러나 본래 솔로몬 성전은 이방인들의 손으로 세워질 뿐만 아니라, 이방인들을 위해서도 세워진다(대하6:32-33). 왜냐하면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기 때문이다(12).

 

하나님은 분명 이스라엘의 하나님으로 일컬어지지만 그는 이스라엘만을 지은 하나님이거나 이스라엘만을 위한 하나님이거나 이스라엘에 의해서만 경배 받는 하나님이 아닌, 천지의 하나님이시다(12). 그는 천지를 지은 하나님이며, 이스라엘을 위할 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통해 천하 만국을 위하는 하나님이며, 이스라엘에게서 경배를 받을 뿐 아니라 그들을 통해 천하 만국의 경배를 받을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대하 6:33).

 

성전은 처음부터 이렇게 지어진다. 성과 속의 경계는 성전이 지어지는 처음부터 민족, 남여, 주종, 깨끗함과 더러움, 정상과 비정상 등의 갑-을 코드를 따라(권력관계를 따라) 나눠지지 않는다.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니 천지 간에 거룩하지 않은 것이 따로 있지 않다(14:20). 있다면 오직 하나,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사욕을 따라 거룩과 부정, 성과 속을 나누어, 자신들만의 성전을 짓는 이들, 그들이 거룩하지 않을 뿐이며, 그들이 거룩하지 않음을 양산할 뿐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무질서와 무원리와 무분별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남녀는 주 안에서 평등하나 구별되고, 부모와 자녀도 주 안에서 평등하나 구별된다(5:22-6:9).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고( 3:28),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다 한 성령으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다“(고전12:13). 그러나 모두가 똑같은 하나가 아닌, 다양한 지체들로 한 몸을 이루는 하나이다(고전12:12). 하나님께서 각각 분량을 따라(12:3), 질서를 따라(고전12:33), 은사와 직분과 사역을 따라(고전12:4-6) 다양한 역할들을 구별하여 각 사람에게 주셨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몸 된 성전을 지배하는 원리는 더 이상 성과 속의 차별과 배제가 아닌 역할과 기능과 질서를 따른 구별과 사랑이다(고전 13). 하나님은 천지를 지으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다(12; cf. 11:13-23; 15:27; 6: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