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 형제의 연합과 동거 (벧전 1장 1절-12절)

- 2012년 6월 1일 금요일

베드로전서는 사도(1:1)요 장로인(5:1) 베드로의 편지이다.  기록 자체는 실루아노(5:12)가 했다.

저자는 물론 베드로이나, 문체나 표현 등은 실루아노의 손에서 나왔을 수 있다.

바울의 로마서도 더디오가 일종의 비서로서 기록했으니(롬16:22), 이는 당시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바울에게는 더디오가, 예레미야에게는 바룩이, 베드로에게는 실루아노가 있었다.
실루아노는 바울과 2차 전도여행을 같이한 '실라'와 동일인일 것이다.

베드로전서에서 우리가 바울의 향기를 느끼를 수 있는 것은 그러니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실루아노가 기록자이기 때문에 바울의 언어가 느껴진다는 것이 아니라, 바울의 여행동역자인 실루아노가 베드로와 함께 사역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바울과 베드로 사이에 존재했을 상호 작용의 실질적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루아노 자신은 예루살렘 공회에서 파송되었던 사람이었으니, 베드로와 실루아노의 인연은 사실 바울 이전이었을 것이다.

안디옥 사건에서(갈2:11-21) 바울은 베드로와 충돌한다. 안디옥 사건 이후 바울은 실루아노와 함께 떠났다.

 그 실루아노가 지금은 베드로 곁에 있다.

사람들이 살아가니 만나고 헤어짐이 있다. 갈등과 충돌도 있다.

그러나 그런 갈등이 관계의 단절이 아닌, 더 깊은 신뢰와 상호 존중으로 갈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

 베드로에게 바울은 여전히 어려운 사람이었지만(벧후3:15-16), 둘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성장했다.

베드로전서에서 뜻하지 않게 만난 실루아노와, 베드로전서 곳곳에서 보여지는 바울적 표현들은 그래서 내게 소망의 근거가 된다.

소위 바울적 표현이라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어쩌면 베드로의 것이었을 수도 있었으리라.

 아! 베드로는 바울을 '사랑하는 형제 바울'이라 부른다(벧후3:15).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시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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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소망 (벧전 1장 1절-12절)

- 2012년 6월 1일 금요일

산 소망이 있다면(3), 죽은 소망도 있을 것이다.

없어도 되는 은혜, 거추장스러운 교회,  닳고 닳은 단어들의 나열인 기도,

기대 없는 예배, 도전 없는 만남, 신비 없는 일상, 설렘 없는 아침...

거짓 소망이 아닌 죽은 소망.

소망이 죽어 버리면, 사랑도 삶도 멈춘다.

보지 못하나 믿고 사랑하며,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즐거움으로 기뻐하는 삶(8)

우리를 거듭나게 하신 하나님의 능력이 열어가는 살아있는 소망의 삶, 내게, 우리에게 누려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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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허리에 띠를 동이고 (벧전 1장 13절-25절)

- 2012년 6월 2일 토요일

마음에도 허리가 있을까?

베드로는 마음의 허리를 단단히 묶으라고 한다(13a).

마음의 허리를 묶은 자의 모습은 '근신'으로 나타난다(13b). 근신(네폰테스)이란 술취하지 않은 맨정신의 상태를 말한다.

그러니 마음에 허리를 묶으라는 말은, 맑은 정신을 가지고 살라는 말이다.

 

사람의 마음은 사실 자주 그 주인이 바뀐다.

꼭 술이 아니어도, 분노, 질시, 낙심, 속이는 욕망 등에 마음이 사로잡혀, 오늘을 살지 못하곤 한다.

사람 마음을 사로잡고 제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드는 것의 대표는 '과거'이다.

전에 무지함으로 행했던 일들(14)에 사로잡혀 오늘을 살지 못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과거의 일들이 오늘 나의 마음을 사로 잡아 제정신을 잃게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과거를 헤메다 돌아온 현실에서 길 잃은 마음은 다시금 후회스런 오늘을 만들고 만다.

 

제정신을 차리고 사는 자, 마음의 허리를 단단히 묶고 사는 자가 바라볼 것은 오늘을 주신 예수의 사랑, 내일을 주실 하나님의 은혜이다.   

베드로는 말한다. "너희 마음의 허리를 단단히 묶고, 정신을 차리고, 우리에게 주실 은혜를 '완전히' 소망하라!(13)"

하나님께 믿음과 소망을 두며(21), 진리를 순종함으로 마음을 깨끗하게 하며(22a), 뜨겁게 서로 사랑하는 것(22b)

그것이 오늘과 내일을 사는 자의 마음의 허리에 둘려 있어야 할 정신줄이다.

과거에 먹이를 주는 일을 멈추고, 그의 은혜를 '완전히' 소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