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성전에서의 시위 이후 당국자들은 무슨 권세로 이런 일을 하였는지 힐문합니다.
예수님은 요한의 세례의 기원이 하나님인지를 묻고, 당국자들은 이에 답하지 않겠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과연 요한이 정말로 하나님의 사자인지, 요한의 증언대로 예수는 정말
하나님의 그리스도인지'를 확증하는 것은 사실이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현재 가지고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어떻게 유지하고, 빼앗기지 않을 것인가'였습니다.
그들은 늘 사람들의 평판이 중요했고, 사람들의 시각이 중요했고, 사람들이 자신들을 어떻게 볼 것인가가 중요했습니다.
그들은 '요한의 세례는 하늘로부터 오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요한을 선지자로 믿고 있는 군중들이 두려웠기에
자신들의 신념과, 바램도 저버리고, 여론에 편승하는 대답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비록 바리새인, 사두개인, 율법사, 헤롯 당원들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그들의 존재를 규정해주는 어떤 핵심도 그들은 자신들의 삶의 중심에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이 알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정말로 참되다 여기기에 그들이 그런 자리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런 자리에 있음으로 해서,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하고 유지할 수 있었고, 그랬기에 자신들이 속한 파당의 주장을
되풀이하던 것이 그들이었습니다.

세례요한의 권위에 대한 예수님의 물음에 답하기를 거부하는 당국자들을 향해 예수님은 세개의 비유를 베풀어
그들이 지금 얼마나 비뚤어지고, 굽어져 있는지를, 그렇게 하여 얼마나 위험 천만한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셨습니다.

두 아들 비유, 포도원 비유, 그리고 왕의 혼인 잔치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당국자들에게 물음을 던지셨고,
그들은 바른 답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나중에라도 뉘우치고 부모님 말씀을 따른 둘째 아들이 순종한 아들이며,
주인의 포도원을 가로채려는 농부들은 진멸받아 마땅하며, 그 포도원은 다른 '열매 맺는' 백성이 받아야 한다고
그들은 너무나도 분명하게 선/악간에 분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그토록 당연하게 분별할 수 있었던 상황 가운데
바로 자기 자신들이 놓여져 있었음을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들은 순종하고 있으며, 열매 맺고 있으며, 포도원 주인을 잘 섬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정말로 무엇이 어떻게 되어야만 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지식으로 얼마든지 자신들과 관련되지 않은 다른 사안에 대해서 명백히 판단 할 수 있었고,
정죄할 수 있었고, 가르칠 수 있었고, 심지어 분노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지식이 자신들을 그런 사람으로 만들지 못했고,
그들의 지식은 자신들은 그런 짓을 저지를 사람일 수 없다는 착각을 만들어 주었을 뿐이었습니다.


이후 세가지 주제에 대한 예수와의 논쟁에서 그들의 뒤틀려진 현실이 분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첫번째 논쟁인 '가이사에게 세금 바치는 문제', 두번째 논쟁인 '죽은 자의 부활에 대한 문제',
세번째 논쟁인 '율법 중 가장 큰 계명에 관한 문제' 이 세 문제는 사실이지 그것을 물었던 자들의 정체성에 관련된
가장 핵심되는 물음들이었습니다.

'가이사에게 바치는 세금'에 대한 문제는 제사장 수준의 거룩을 모든 사람들에게 요구하던 바리새인들이나
권력의 하수인이었던 헤롯당원들에게 핵심적인 문제중 하나 였습니다.
죽은자의 부활에 대한 문제는 사두개인들에게 있어 핵심이 되는 교리였습니다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에 대한 문제는 율법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이들 세 부류의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자신들의 정체성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물음을 예수께 던졌습니다.
물론 이들은 예수를 곤경에 빠뜨리고자 이들 질문들을 던졌지만,
이 질문이야 말로 이들의 바닥없는 정체성에 대한 가장 중차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어쩌면 그들은 이 질문들에 대한 참된 답이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자신들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다고 여겼기에
(그것이 해결 될 수 있는 질문이든,  없는 질문이든 간에)
그것을 예수께 물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대답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다르게 살고 있으며, 자신들이 믿고 있는 것과 다르게
믿고 있으며, 자신들이 가르치고 있는 것과 다르게 행하고 있는 자들이었음이 드러납니다.

세금에 대한 질문에 예수님은 돈을 달라고 하였고, 그들이 건네준 돈은 '가이사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바리새인들은 가이사의 그림이 없는 '두로 화폐'를 쓰는 것이 거룩을 유지하는 길이라 주장했지만
바로 그들에게서 나온 것은 두로 화폐가 아닌 가이사의 화상이 새겨진 가이사의 것이었습니다.

죽은자의 부활에 대한 문제는 사두개인들에게 있어 핵심이 되는 교리였습니다.
그들은 현생만 있을 뿐 후생이나 부활은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의 이성적 추론을 따라 전혀 대답될 수 없다 생각한 문제를 가지고 예수께 나아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너희는 성경도 하나님의 능력도 모르고 있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들이 참된 성경이라 주장하는 오경의 하나님 선언인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을
그들은 알지도 못했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두개인들은 권력자들이었고, 그들에게는 현생만이 중요했기에, 부활이 있어서는 안 되기에,
부활이 없다고 주장했던 것이었습니다.

율법 중 가장 큰 계명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 즉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은 사실 율법사들에게 이미
낯설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성경의 모든 계명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에 모여진다는 것을
대단히 큰 깨달음이라, 핵심적인 이해라 생각했던듯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너무 간단히 대답하셨고
그들은 할 말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지 그들의 깨달음이 그들로하여금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대로 이끌지는 못했습니다.

세번의 논쟁을 통해 우리는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이라 여기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빈 껍데기 뿐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아는 것으로 남들을 비판할 수 있었고, 자신들이 아는 것대로 살지 않는 자들을 비판할 수 있었지만,
사실 이들은 전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것대로 살고 있지 않았으며,
그들의 가장 밑바닥을 떠바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정체성이라 여기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을 지키는 것','사람들 가운데 인정 받는 것','현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유지하는 것'뿐이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 저주 받아 마른 무화과 나무를 생각나게 합니다.

무화과 나무는 먼저 열매가 맺히고 그리고 나서 잎이 자랍니다.
하지만 이때 먼저 맺힌 열매는 풋열매여서 매우 작고, 먹을 수가 없습니다.
이후 잎이 자라고, 그리고 잎이 무성해지면서 진짜 무화가 열매가 맺히게 됩니다.
때문에 잎이 무성하다는 것은 열매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직 무화과 나무의 철이 아니었음에도,
예수님께서 저주하신 그 무화과 나무는 잎을 무성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마치 열매가 있는 듯, 열매가 가득한 듯...
아직 무화과의 때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막 11:13),
무엇이 그리 인정받고 싶은지, 무엇이 그리 드러나고 싶은지,  무엇이 그리...

다른 나무들이 풋 열매를 내고, 잎을 내고, 열매를 맺기위해 수고하고 있을 때
이들은 먼저 자신을 포장해야 했고, 겉을 꾸며야 했읍니다.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었고, 가진 것처럼 나타나고 싶었고,
경건하게 살고 있는 듯, 기도하고 구제하며 살고 있는듯,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사람인듯, 더 깊은 신앙의 경지에 가 있는 사람인듯 보여지고 싶었습니다. 때문에 자유가 없었고, 모두가 적이었습니다. 평생을 자신을 가려야 했고, 남들이 벗고 있음을 먼저 폭로해야 했습니다. 언제나 가면을 쓰고, 연기를 해야 했습니다.

비록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과 헤롯당원들과 율법사들을 우리가 싸잡아서 매도하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이들 안에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보게됩니다. 단지 보는 것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몸부림치게 됩니다.

아~ 주님, 우리에겐 주님이 필요합니다.
우리 삶을, 우리 존재 전체를, 뿌리부터 변화시키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합니다.
저들은 자신들을 폭로하시는 예수님을 거부하고, 죽였지만,
우리는 제발이지 그렇게 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당신께 항복을 선언하고 우리 자신를 당신께 맡기기를 원합니다....
주여 우리를, 우리 마음을 새롭게 빚어 주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