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를 배반한 열 두 제자 중 일원인 가롯 유다를 재해석하는 옛 문서 `유다복음(The Gospel of Judas)'가 실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아직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파악하지 못해 이 문서의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유다복음’의 존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유다복음’은 2세기 때의 교부 이레네우스(Irenaeus)가 당시 이단을 반박하기 위해 저술한 자신의 작품 가운데(adv. haer. I 31,1) 최초로 언급되었다. 다시 말해, 2세기 때의 이단자로 불리는 영지주의 그룹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가인파와 같은 무리로 불리기도 한다.

영지주의란... 이레네우스는 영지주의 이단세력과 맞섰던 인물로 유명하다. 영지주의의 핵심을 쉽게 풀어서 설명하자면, 죄를 짓는 것은 우리의 육신이고 구원받아 천국 가는 것은 우리의 영이라는 뜻이라 하겠다. 이로 인해 영지주의가 신도들을 타락의 길로 인도했다는 지적을 듣고 있다.  (편집자 주)


이레네우스 외에도 영지주의 사상에 반대한 교부중 한 명인 에피파니우스(Epiphanius) 역시 이 문서의 존재를 확인하고 있으며 ‘유다복음’(euaggelion tou Iouda)이라는 제목으로 불렸다는 사실을 자신의 저서에서 언급하였다(Pan. 38,I,5).

예수의 수난이야기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짐작되는 이 문서는, 예수의 열두제자 가운데 한 사람인 유다가 행한 ‘배반의 비밀’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유다의 배반으로 말미암아 온 세상을 위한 구원의 길이 열렸음을 설명하고 있다. 유다는 그리스도가 선포한 진리를 파괴하려는 악마의 의도를 수포로 돌렸다고 한다. 악마는 예수의 십자가 죽음을 막고자 했다. 십자가가 자신의 권세를 빼앗고 인간에게 구원을 가져올 것이라는 사실을 악마가 알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이 문서는 유다가 계시를 통해 얻은 완전한 지식 혹은  진리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이 문서가 정확히 언제 기록되었는가를 밝히기가 쉽지 않으나, 180년 이전에 기록된 것임에 틀림없다. 위에서 이미 말했듯이, 이레네우스가 언급하였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이 문서가 영지주의 그룹인 가인파의 것으로 본다면, 이 종파는 2세기 중엽에 활동한 이단자 마르키온(Marcion)의 가르침과 연관된 것으로 볼 수 있기에, 그 보다 앞서 기록되었을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대략 130~170년경에 이 문서가 생겼을 것으로 추산할 수 있다.



W. Schneemelcher(ed.), Neutestamentliche Apokryphen I in deutscher Übersetzung, Tübingen 1990(제6판), p. 309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