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주간을 시작한지 두번째 날입니다.
주님께서는 자신의 죽음을 위해서 굳게 결심하시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습니다.
베다니로 물러가셨다가 예루살렘에 올라가는 길에 무화과 나무를 보셨습니다. 무화과 나무는 잎이 무성하였고, 그것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도착해보니, 정작 있어야 할 열매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그 나무를 저주하셨고, 무화과 나무는 뿌리채 마르는 심판을 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구체적인 해석은 다양하게 나올 수 있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상징한다는데는 의견이 일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열매는 없이 잎만 무성한 이스라엘. 그래서, 자신의 왕도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가이사를 자신의 왕이라고 선포해버리는 이스라엘. 성전도 있었고, 제사장도 있었고, 율법도 있었고, 할례도 있었지만, 참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는 이스라엘. 아름답게 가꾼 무덤처럼 겉은 멋있지만, 속은 썩음으로 가득한 이스라엘... 스스로 의인이라 생각하는 이스라엘, 병이 골수까지 이르렀건만 자신은 건강하다 자만하며 의사되신 예수님께 나아오기를 거절한 목이 곧은 백성 이스라엘... 이러한 이스라엘을 하나님은 결국 심판하셨고, 예수님은 이 사건을 통해 그러한 하나님의 심판을 예시하셨습니다.
저는 이러한 이스라엘의 모습 속에서 저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목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고, 교회에서 여러가지 사역을 했지만, 정작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새생명을 탄생케하는 사역과 그 생명이 자라도록 돕는 사역에는 굉장히 어리고 무지하고 두려움이 가득한 것을 발견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절망감이 저를 이곳까지 오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열매는 나 자신의 의지로 만들 수 없는 것을 또한 철저하게 깨닫게 됩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가지는 나무에 연결되어 있을 때 열매를 맺기 때문에, 간절히 하나님의 은혜주심을 바라게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기도합니다. 성령의 은혜와 능력이 임하시기를... 내 눈을 열어 주님의 놀라운 사랑과 능력을 깨닫게 해 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