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16~17– 특권의식 : 에브라임과 므낫세 그리고 슬로브핫의 다섯 딸들 ( 16:1-17:18)


유다에 이어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의 땅 분배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된다. 18장 이후 베냐민부터 단 자손까지의 간략한 땅 분배에 대한 기사에서와 달리 이스라엘의 가장 큰 지파라 할 수 있는 유다, 에브라임, 므낫세 지파의 경우 그들 가운데 거하는 일부 가나안 족속을 쫓아내지 않았다거나 쫓아내지 못했다는 기록으로 땅 분배 기사가 각각 마무리 된다(15:63;16:10;17:12).

특별히 16장의 에브라임 지파에게 배당된 지역에 대한 짧은 기사에서 그들이 쫓아내지 않은 게셀에 거주하는 가나안 인들에 대한 언급은 의미가 깊어 보인다(10). 누구보다 큰 지파이며, 야곱에 의해 므낫세에 앞서 장자로서 축복을 받았던(창48:14) 에브라임은 이곳에서 오히려 므낫세에게 ‘요셉의 장자‘라는 칭호를 넘기고(17:1), 그 차지한 지역 또한 그들...이 거주하기에 비좁은 정도의 지역을 배당 받는다(17:14).

비록 요셉 지파가 자기들에게 주어진 적은 몫에 대해 여호수아에게 불평하였다고 성경이 기록하고 있지만(17:14) 그들의 불평에 대한 여호수아의 답을 들어보면 불평의 주체는 므낫세가 아닌 에브라임으로 보인다(17:15,17). 이후 사사기에서도 에브라임은 번번히 다른 지파들에게 자신들을 대접하지 않았다고 불평하는 자로 나타난다(삿8:1;12:1).

“우리는 큰 지파인데 어찌하여 한 몫밖에 주지 않았느냐?“는 에브라임의 불평에 대해(17:14) 여호수아는 “너희가 큰 지파이니 한 분깃으로 충분치 않다. 그러니 스스로 산지와 삼림을 개척하여 네 것으로 삼아라, 가나안 족속이 철병거가 있어도 능히 취할 수 있으리라“ 대답한다(17:18).

땅이 비좁다며 더 많은 분깃을 요구했던 에브라임과 므낫세는 정작 자신들에게 배당되었던 게셀이나(16:10) 잇사갈과 아셀 지역에 있는 자기들 몫의 마을 주민을 쫓아내지 않는다(17:11-12).

에브라임의 불평처럼 그들 몫으로 주어진 에브라임 산지는 그들에게 넉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곳 골짜기에 거주하는 가나안 족속들은 강하여 다 철병거가 있었을 것이다(17:16). 하지만 그들의 말대로 ‘여호와께서 복을 주어 큰 민족이 되게 한 그들‘이었기에(17:14) 하나님은 에브라임 산지, 그 녹녹하지 않은 땅을 그들에게 맡겼을 것이다. 에브라임 지파에 속했던 여호수아 자신, 자신의 몫으로 주어진 에브라임 산지 딤낫 세라에 성읍을 건설하여 거기 거주하였듯 말이다(19:50).

그런데 에브라임이 쫓아내지 않았다는 게셀은 여호수아의 남방 지역 전쟁 당시 게셀 왕 호람과 그 군대를 쳐서 없이했던 지역이었다(10:33). 남아 있던 게셀의 가나안 족속은 그러니 그 힘이 변변치 않은 자들이었을 것이다(16:10).

땅이 없다고 하면서도 이미 힘을 잃은 게셀이나 다른 지파에서 얻은 마을의 가나안 주민을 쫓아내지 않고 그대로 놓아 두는 에브라임이나 므낫세에게서 보여지는 모습은 전형적인 특권의식과 교만이다.

아들이 없었던 므낫세 지파의 슬로브핫의 다섯 딸들이 자기들에게 약속을 따라 주어진 땅을 소중히 여겨 차지할 기업으로 요구하여 받았듯(17:3-4), 축복의 약속을 따라 ‘형제 중에 뛰어난 자로 복을 받은‘ 그들이(창49:26), 산지와 골짜기의 적들을 맞아, ‘야곱의 전능자의 손을 힘입어‘ 그 ‘잡은 활을 더욱 굳세게‘ 하여 그 땅을 차지했다면(창49:24), ‘담을 넘어 뻗어 나간 그들의 가지‘ 그늘 아래 이스라엘의 다른 지파가 쉼을 누렸을 것이다(창49:22).

그것이 ‘축복‘을 받아 ‘큰 민족‘을 이루게 된 이들에게 하나님이 허락하신 ‘한 분깃‘의 요구였을 것이다.

특권의식에 젖어 권리를 내세우는 힘있어 보이는 어떤 이들이 아니라, 약속을 믿고 주어진 땅을 소중히 여겨 그 땅을 요구하여 차지하는 슬로브핫의 다섯 딸들, 그들의 이름을 성경은 잊지 않고 기록한다. 밀라, 노아, 호글라, 밀가, 디르사(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