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죽다 (겔 24:1-27)

2012-10-01 월요일

에스겔의 아내가 죽는다(18). 그렇지만 에스겔은 울지 못한다(16). 제대로 초상을 치루지도 못한다. 오히려 급히 어디를 떠나야 하는 사람인양, 신을 신고 머리를 동인다(17). 어떻게 이토록 무정한 사람이 있을 수 있는가? 그에게 아내는 도대체 무엇이었나? 아니다, 에스겔에게 아내는 그의 기쁨이었다(16).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었고, 기쁨의 이유였다. 그라고 어찌 가슴이 무너지지 않고, 슬프지 않겠는가? 그러나 그는 한 여인의 남편일뿐 아니라 제사장이었고(1:3), 선지자였다(20). 에스겔이 당한 이일을 고국 땅 예루살렘의 동포들도 똑같이 겪게 될 것이다. 바벨론에 공격받고, 가족을 잃은 자들이, 슬픔을 달랠 겨를도 없이,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가야 할 것이다. 생명같이 아끼던 자식들을 잃고서 도망나와야 했던 자들이(25) 그발 강가의 에스겔에게 이를 것이다. 그 때,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울 수 조차 없었던 에스겔이 같은 아픔에 말을 잃은 자들에게 '말'을 하게 될 것이다(27).

 

잃고 나서야 사람은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감지한다.

사람을 잃고서야 사람은, 사람이 재물이나 성공 보다 중함을 알게 된다.
잃고 나서야 현실에 대한 감각이 돌아온다.
하긴 사람은 죽음이 턱 밑까지 차올라도 자기 삶에 끝이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하니....
 
가치에 대한 감각, 현실에 대한 감각, 삶과 생명에 대한 감각....
켜켜히 쌓인 타성들과 욕망의 기름기들이 자기 백성의 감각을 마비시켜 버린 지금(12),
고통을 감수하며 하나님은 상실에로 사람을 내 모신다.
에스겔의 아내가 그날 저녁에 죽는다(18).

 

사랑하는 아내가 아직 내 곁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직 내 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