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앞에서 낮추라 (야고보서 4장 1절~12절)

2012년 4월 27일 금요일 묵상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10)
여기서 낮추라는 명령은 '수동명령'이다. 수동형이 명령될 수 있다는게 낯설지만, 성경에선 사실 그리 낯선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것이 롬12:2의 "마음의 새로워짐에 의해 변화를 받으라"는 명령이다. 스스로를 변화시키라는 능동명령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 당신들의 마음을 새롭게하실 때에, 그것을 받아들이라는 명령이다. 하나님께서 일으키는 변화를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며, 나아가 환영하고, 순종하라는 명령이다. 그러니 수동 명령은 명령하시는 하나님 자신의 의지와 개입이 항상 전제되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주 앞에서 낮추라'는 명령 또한, 주께서... 우리를 낮추실 때에 그것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낮추라는 말은, 새삼스레 겸손을 떨라는 것이 아니라, 낮은 자기 자신을 확인하라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새삼스레 우리를 낮출 필요도 없이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서게 되면, 크신 하나님을 인식하게 되면 우리는 말 그대로 낮아진다. "주 앞에 설 때"(10), 그 분 앞에서 살아갈 때,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게 된다. '주 앞에서 낮추라'는 수동 명령은 그러니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라는 명령이며, 동시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기 자신을 나타내 보이시겠다는 약속이기도 하다. 그분은 자신이 시기하기까지 사랑하시는 성령을 우리에게 주시어 함께 살게 하시고(5), 또한 스스로를 구원할 수도, 다른 형제를 구원할 수도 없는 우리를 능히 구원하실 수 있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이다(12). 그는 이미 삶의 곳곳에서 우리에게 자신을 나타내시고 계시다(8a).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 앞에서 살아가지 못하는 이유는 헛된 욕망 때문일 것이다(2,4). 하나님보다 사람이 더 커보이고, 남들이 가진 것이 더 커 보이는 것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영원한 것' 보다, 마귀가 주는 '순간적인 즐김(헤도네)'에 몸이 끌려들어가는 것이다(1,7).

시기하기까지 사랑하시는 성령을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10) 기도하라는 것이고(2), 순종하라는 것이다(7,11). 그러면 하나님으로부터 비롯되는 참된 즐거움과 웃음을 맛보게 될 것이다(9). 누군가 위에 서는 교만이 아닌, 기꺼이 밑에 서는 겸손이 만들어내는, 크고 넓은 기쁨의 터에 우리 모두를 세워주실 것이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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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탄한 자랑, 허탄한 럭셔리 (야고보서 4장 13절~5장 6절)
2012년 4월 28일 토요일 묵상
'허탄하다'란 말은 '거짓되고 미덥지 않다'는 뜻이다. 그러니 '허탄한 자랑'이란 '거짓되고 미덥지 않은 자랑'이 되겠다. 
그렇다면 이런 자랑은 도대체 자랑이 될수는 있는 걸까? 듣는 사람이 미덥지 않게 여긴다면, 그 자랑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일까?
'자랑하는 자'가 스스로 자기의 초라한 처지를 감추기 위해 풍선을 불어 날리는 것이다. 본인도 알고, 남도 안다.
자기의 '텅빈 마음'만이 보여진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허탄한 자랑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사람이 몰려 있는 것이다.
 
복음이 들어와서 우리에게 금지한 일이 하나있다. 자랑하지 말라는 것이다(고전1:29).
복음이 들어와서 우리에게 명령한 일이 하나 있다. 주 안에서 자랑하라는 것이다(고전1:31).
바울만 그리 말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야고보도 말한다. '주의 뜻이면 우리가 이런 저런 일을 할 것이다'라는 믿음 속에서 살아가라고(15)!
참된 자랑은 자기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자랑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선함과 신실하심이 증거되는 것이다.
무엇을 통해? '선한 행위'를 통해(17)! 정당한 보상을 해줌, 들어온 만큼 흘려보내 줌, 한발 더 나아가 짐져줌, 용납, 양보, 희생... 등등
이런 삶 가운데 하나님이 증거되고, 자랑되는 것이다. 혀가 아니라, 몸이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머리에서뿐 아니라, 가슴에서 시작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허탄한 자랑'이 되지 않을 것이다.
 
허탄한 자랑은 뒤에 나오는 허탄한 럭셔리와 통한다. 좀먹고 썩고 녹이 나는 재물을 쌓아두고 있으면서(5:2-3), 자기 밭에서 수고한 일꾼에게 마땅히 지불할 품삯조차 주지 못하는 자들은(5:4) 도대체 얼마나 럭셔리하게 가난한 사람들인가? 그러니 허탄한 재물이다. 거짓되고 미덥지 않은 재물이다. 임박한 심판 날과 임박한 살육의 날을 감지할 수 없게 하는 눈먼 럭셔리다. 그런 삶을 사는 이들의 재물에 대한 자랑은 말 그대로 '허탄'하다. 내 삶은 혹시 거짓되고 미덥지 않은 (허탄한)' 삶은 아닌지.... 혀가 아니라, 몸이 움직여야 하리라. 지금 그리고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