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하 8 - 미래를 좌우하는 과거와 오늘 (대하 8:1-18)

 

솔로몬의 40년 통치는(9:30) 성전과 궁궐 건축을 진행하여 완성한 20년을 전후로 나눠진다. 열왕기는 9장을 전후로 전반부의 솔로몬의 통치와 후반부의 솔로몬의 통치가 각각 긍정적 부정적 입장에서 서술된다. 열왕기와 역대기 모두에서 하나님은 솔로몬에게 내가 네게 명령한 대로 순종하면네 이스라엘의 왕위가 견고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으면 이 성전이라도 버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왕상 9:2-9; 대하7:17-22).

 

열왕기에서 솔로몬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사는 삶의 자리에서 떠나간다. 솔로몬의 불순종으로 인해 이스라엘은 남유다와 북이스라엘로 갈라진다(왕상11:11). 그러나 역대기는 이에 대해 침묵한다. 다윗의 범죄에 대해 침묵했던 역대기는 솔로몬의 범죄에 대해서도 침묵한다. 역사의 왜곡인가? 아니다. 역대기는 사무엘-열왕기를 이미 전제한다(대상29:29;대하9:29). 역대기는 포로에서 돌아온 공동체가 어떻게 모세의 명령을 따라(13), 하나님의 사람 다윗이 세운 규례를 따라(14) 성전을 중심으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집중한다.

 

하나님은 다윗과 솔로몬의 범죄를 비롯한 모든 이스라엘의 범죄에 대하여 포로됨과 성전의 버려짐을 통해 이미 그 죄를 심판하셨다. 그리고 하나님은 흩어진 자들의 기도를 듣고 그들을 용서하고, 그들을 예루살렘으로 인도했다(7:14). 그리고 초라해 보이지만 성전이 지어졌다. 용서에 이은 치유와 회복으로 공동체가 세워져 가고 있다. 그 때 그들이 집중해야 하는 것은 과거에 범한 자신들의 죄가 아니라, 올바로 하나님을 예배하며 살아가는 오늘의 삶이다.

 

역대기에서 이스라엘의 갈라짐은 솔로몬의 범죄 때문이 아닌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의 교만과 어리석음 때문에 일어난다(10). 과거 누구의 범죄 때문에 오늘 나의 삶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늘 나의 교만과 어리석음이 오늘 내 삶의 갈라짐과 분열을 만드는 것이다. 그렇기에 포로에서 돌아와 하루 하루 새로운 역사를 열어가야 할 공동체에게 중요한 것은 오늘 모세의 명령을 따라(13), 오늘 하나님의 사람 다윗의 명령을 따라(14), 오늘 왕의 명령을 따라(15)  순종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 그것이 역대기가 내다보는 오늘 자신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이다.

 

하나님의 궤가 이른 다윗 성이 거룩하다면(11) 하나님의 영광이 거하는 성전이 거룩하고, 그 성전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공동체 또한 거룩하다. 과거 범죄로 성전이 무너지고 더럽혀졌다면, 오늘 그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모든 일들을 전혀 어기지 아니하고순종함으로(15) ‘결점이 없는‘(16) 성전 공동체를 이루어가야 한다. 미래를 좌우하는 힘을 더 이상 과거에 넘겨주지 말고, 오늘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 모든 명령을 전혀 어기지 아니하고순종하며 살아가는 것 - 그것이 솔로몬에게서 배워야 할 역대기 공동체의 지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