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20장 – 마음은 전염된다 (신 20:1-20)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느냐’가 아니라, 거기 모인 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모였느냐’ 하는 것이다(1,3,8). 마음이 허약하여 두려워하는 자들이 숫자를 채우기 위해 억지로 모였다면 그것은 애굽에서 자신들을 이끌어낸 하나님을 온 마음으로 신뢰하는 몇몇에 비해 결코 강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수의 많음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전쟁의 승리로 이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8).

마음은 전염된다. 두려워하는 마음과 불안해 하는 마음은 전염되고(8), 우선 순위가 납득되지 않은 채 끌려 나온 자들의 억울해하는 마음도 전염된다(5-7). 건축이 진행 중인 자(5), 새로운 사업을 벌여 놓고 아직 결과를 내지 못한 자(6), 약혼했으나 아직 결혼하지 못한 자는(7) 마음의 우선 순위가 전쟁에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 억울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그들을 사로 잡을 때, 그 마음은 다른 이들에게도 전염된다.  그러니 책임자들은 이러한 마음을 가진 백성을 '돌아가라'고 말해야 한다(5). 그것이 전력을 약화시키는 길이 아니라 오히려 강화시키는 길일 것이다.

가나안 족속을 하나도 살리지 말고 ‘근절하라’는(ausrotten) 명령은(16) 사실이지 오늘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버겁다. 그러나 마음이 전염되는 것이 사실이라면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자기 욕심을 하나님으로 섬기며 그 결과 죽음을 사는 자들의 마음 또한 전염될 것이니, 거기에 가까이 하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해 본다면 문맥과 맥을 같이 한다 할 것이다.

예수님은 비록 12제자를 남겼지만, 자기의 필요를 따라 예수를 따라다녔던 무수한 무리가 아닌,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랐던 제자들을 통해(막10:28)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가져올 수 있었다. 많은 무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주의 이름으로 모인 두 세 사람이 필요하다(마18:20). 그리고 그들의 마음은 다른 이들에게도 전염된다. 작은 누룩이 온 덩어리를 부풀리는 하나님 나라의 능력이(마13:33) 그 나라에 마음을 빼앗겨 모든 것을 버리고 주를 따르는 자들을 통해 온 교회에 퍼져가는 전염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