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6장 – 온전히 바쳐지다 (수 6:1-27)

여리고는 하나님께 완전히 바쳐졌다(17,18,21). 성벽이 무너져 내리고 이스라엘이 행한 일은 여리고에 속한 모든 것을 파괴하는 것(헤렘), 그리하여 그 성을 온전히 여호와께 바쳐진 것(헤렘)이 되게 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이 이번 싸움을 위해서 행한 일은 7일 동안 그 성을 13바퀴 도는 것이었다(4).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언약궤를 뒤따르는 것이었다(10). 7일째, 제사장들의 나팔 소리와 더불어 백성이 소리를 지르자 여리고 성이 무너져 내렸다(20). 

실질적인 싸움은 성벽이 무너져 내린 뒤 칼로 했던 싸움이 아니라, 7일 동안 성벽을 도는 이스라엘 백성과 여리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이루어졌을 것이다. 불안, 초조, 긴장, 두려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지났던 6일 동안,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매일을 걸었던 이스라엘과 아무런 약속도 하나님도 없이 두려움인 미래로부터 도망했던 여리고 사람들의 마음, 그 마음 속이 전쟁터였다. 

여리고 성 안에 살던 한 가정, 라합에게 속한 이들의 마음 또한 전쟁터였으리라. 그러나 그들에겐 이스라엘의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있었고, 날이 갈수록 불안에 떠는 여리고 사람들 가운데 우뚝 선 성처럼 그들의 마음은 견고했으리라. 

싸움은 49대 51이 아니라, 0대 100으로 끝이 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은 51에서 100으로 채워져 갔고, 여리고 사람들의 마음은 49에서 0으로 무너져내렸다. 

어느 한 쪽으로 온전히 기울어지고야 말 것이다. 아니 그렇게 되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거대한 성벽이 오히려 불안을 견뎌내지 못한 채 파괴되고, 보이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들려진 하나님의 약속이 날이 갈수록 견고한 성이 되는 '멸망과 바쳐짐'의 ‘헤렘’이, 매일 아침 한 바퀴씩 무너질 것 같지 않은 성벽을 도는 내 마음 가운데서도 이루어져야 한다. 주여 우리를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