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 사랑함으로 기뻐하고, 기뻐함으로 사랑하기 (1:26-2:3)


창조의 이야기는 어찌 보면 지극히 인간 중심적인 이야기로 보이지만 잘 들여다보면 인간에게 복을 주시고, 그들이 복을 누리기를 원하여(1:28), 그들을 자기 형상을 따라 지으신(1:27) 하나님 중심의 이야기로 읽혀진다.

어떤 형상(‘에이콘,에이도스‘)이 그것의 그것다움을 나타낼 때, 그것다움으로 빛이 날 때, 그것을 ‘영광스럽다(‘독사‘)‘고한다. 창세기 1장에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은 모든 수고와 노동으로 만든 세상을 사람에게 위탁하시며 그들이 복을 누리기를 기뻐하시는 그의 ‘사랑‘이다.

‘사랑'은 '~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 있지만, '사랑'은 본시 '~때문에' 시작된다. '사랑'은 '때문에'로 시작하여, '불구하고'를 지나, '때문에'로 끝이 난다. 사랑은 그의 그다움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의 그다운 모습 때문에 그를 기뻐한다. 나아가 사랑은 기쁨의 대상인 그를 기쁘게 하고자 수고하며 노동하는 가운데 스스로 기쁨을 누린다.

그의 그다움을 기뻐하며, 그를 기쁘게 하고자 수고하며, 그 수고 속에서 스스로 기뻐하는 것,
이것이 창세기 1장에서 드러나는 사랑, 곧 하나님의 영광이다.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어졌다. 사랑을 따라 지어졌고, 사랑하도록 지어졌다. 
사랑함으로 기뻐하고, 기뻐함으로 사랑한다. 그리하여 누려지는 쉼은 하나님께서 창조를 통해 우리에게 허락하신 선물이다(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