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4선지자의 지팡이 (4:1-17)

 

1. 지팡이가 뱀이 되고 뱀이 다시 지팡이가 되는 것(3,4), 2. 손이 품에서 나병이 생겨 눈같이 되고 그 손이 다시 품에서 본래의 살이 되는 것(6,7) 그리고 3. 나일 강 물이 땅에서 피가 되는 것으로(9)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 모세에게 나타났음을 증거하겠다고 하신다(5).

 

여러 다른 이적을 베풀 수도 있었을 것인데 하나님은 이 세가지를 통해 모세를 보내 일하시는 하나님이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임을 증거하신다. 1 3의 이적은 하나님께서 다만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만 보여준 이적이 아니라(4:30) 애굽의 바로 앞에서 보이신 이적이며(7:8-13) 애굽의 바로를 치는 이적이기도 하다(7:14-25). 1 3의 이적은 또한 애굽의 술사들이 자기들의 술법으로 따라 행한 것이기도 하다(7:11,22).

 

같은 이적을 보고 이스라엘 백성은 모세의 말을 믿고, 여호와께 경배하였으나(4:31) 바로는 술사들의 술법을 보고 여호와를 인정하지 않고(5:2) 오히려 마음이 완악하여 모세의 말을 듣지 않았다‘(7:13,22). 이적을 보고 여호와께 경배하는 자와 이적을 보고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말을 듣겠느냐말하는 자 이렇게 이적은 여호와를 인정하는 자에겐 구원의 표가 되고, 여호와를 거절하는 자에겐 멸망의 표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바로의 차이는 어디에서 생겨나는가? 두 번째 이적은 모세 자신과 이스라엘 백성만이 보게 된다. 자기 품에서 손에 나병이 생겨 눈 같이 되었다가 다시 자기 품에서 그 손이 본래의 살로 돌아오게 되는 이적이다. 나병이 생겨 눈같이 되었다는 표현은 성경에 3번 나온다. 한 번은 이곳이고, 다른 두 번은 미리암의 경우와(12:10) 엘리사의 사환 게하시의 경우다(왕하5:27). 셋 다 선지자와 관련이 있다(18:15;15:20;12:6;왕하5:22).

 

선지자란 하나님의 말씀을 전달하는 자로서 그 자신 말씀의 통로이다. 모세의 손에 붙잡힌 지팡이와 같이(2) 선지자는 하나님의 손에 붙잡힌 자로서, 그의 입에 전할 말씀을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12) 전달하는 자이다. 말을 잘하든(14) 말을 잘하지 못하든(10) 중요한 것은 그가 누구의 말을 전하며 어떤 말을 전하는가이다(12,15).

 

선지자가 지팡이와 통로로서의 자신의 존재를 망각하고 자신이 말의 생산자인양 나타나고자 할 때 그는 눈 같은 나병으로 뒤덮인 자기 손을 보게 될 것이다(cf.12:10). 선지자의 가치는 자신이 말의 생산자가 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말의 생산자이신 하나님을 아는 자로서(cf.4:11) 자신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과 동행하며 사는 자가 되는 데 있다(4:12;3:12;cf.17:1;20:7). 자신을 불태워 순식간에 사라지는 떨기나무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빛과 열을 내시는 하나님으로 인해 생명을 누리는 이 큰 광경의 증인으로서 사는 자가 선지자다(3:2). 하나님은 아브라함을(20:7), 모세를(18:15), 이스라엘 백성을(11:29) 이러한 선지자로 불러 내신다.

 

아론은 모세의 입이 되고, 모세는 하나님의 입이 된다. 아론은 모세의 지팡이가 되고, 모세는 하나님의 지팡이가 된다(16). 아론이나 미리암이 자신을 망각할 때 그들은 모세의 손과 같이 나병이 들어 그 몸이 눈같이 될 것이다(12:10). 모세가 크고 아론이나 미리암이 작다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누구인지 망각하고 지팡이가 영광을 받겠다며 마음을 굳게 하는 것이 문제다(4:21).

 

하나님의 강한(‘하자크’) 손이 바로를 쳐도, 바로는 자기 마음을 굳게(‘하자크’) 할 것이다(4:21). 마음을 굳게 하는(‘하자크’) 뱀을, 손을 내밀어(히브리어는 보내어’), 붙잡아(‘하자크’4:4), 지팡이로 돌려 놓는 일을 위해 모세가 보냄을 받는다. 마음을 굳게 하고 완고하게 하는 자가 어디 바로 뿐이랴, 애굽을 떠나자마자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목의 곧음(‘카쉐’)과 마음의 완악함을 나타낸다(32:9;33:3). 광야 40년 내내 지면에서 가장 온유한 자 모세는 백성들의 이 완고한마음과 싸운다. 

 

하나님의 백성 이스라엘이 항상 마음에 품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서 있지 않다면 그들은 다만 움직이는 죽은 사람나병 환자라는 사실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자신들이 하나님의 강한(하자크)’ 손에 붙잡힌 지팡이임을 아는 자들이며, 하나님의 강한 손이 붙잡지 않으면 목이 곧은 뱀일 뿐임을 아는 자들이다.  완고한 모세를(14) 강한 손으로 붙잡아 애굽으로 보내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에게 귀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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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4죽어야 산다 (4:18-31)


네 목숨을 찾던(‘바카쉬’) 자가 다 죽었다”(19)고 말씀하셨던 하나님이 모세를 만나서 그를 죽이려(‘바카쉬’)” 하셨다(24). 모세의 아들이 할례를 받지 않았었기 때문이다(26).


광야 40년간 이스라엘은 할례를 행하지 않았다. 애굽에서 나온 백성들은 다 할례를 받았으나, 광야 길에서 태어난 자는 할례를 받지 못했다(5:5). 이스라엘은 길갈에서 할례를 행하고 유월절을 지켰다. 할례를 행하고 유월절을 지킨 그들이 만난 자는 칼을 빼 들고 있는 여호와의 군대장관이었다(5:13-15). 가나안에 들어와 이스라엘의 칼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가나안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이었고, 여호와의 칼이 가장 먼저 향한 자들 또한 가나안 사람이 아닌 이스라엘이었다.


마찬가지로 애굽으로 들어가는 모세를 맞이한 칼은 바로의 칼이 아닌 하나님의 칼이었다. 바로가 아니라 하나님이 모세를 죽이고자 하였다. 거역하는 바로의 장자를 죽이고(23) 자신의 장자 이스라엘을 건져내시겠다는(22) 하나님의 칼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모세와 그의 장자였다(24,25).


할례는 생명의 근원이 자기 자신 안에 있지 않고 하나님께 있다는 고백이며(17; cf.4:17-22),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 생명이라는 고백이다(5:6;cf.2:25,26). 우리를 죽이시는 하나님을 만나, 그것이 마땅함을 고백하므로, 자기에 대해 죽고 하나님을 향해 사는 생명을 얻은 자들이 하나님의 자녀이다.


[19] 내가 율법으로 말미암아 율법에 대하여 죽었나니 이는 하나님에 대하여 살려 함이라 [20]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 2:19-20, 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