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창세기 17장 – 웃음 (창 17:1-27)
이스마엘이 태어나고 13년 후, 아브라함 나이 99살 때에 하나님이 나타나서 두 가지 일을 명한다. 이름을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바꾸라는 것과 할례를 행하라는 것이다.
아브람(=많은 자의 아버지)이라는 이름도 감당하기 어려운 자가, 이제 아브라함(많은 민족과 나라의 아버지)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아무 것도 잘라내지 않은 몸으로도 자녀를 생산할 수 없던 자가 비록 상징적인 행동이지만 성기의 포피를 잘라내는 할례를 행해야 한다. 두 가지 요구 모두 아브람의 현실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케 하는 요구다.
지난 13년 이스마엘(=고통의 소리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보면서, 아브라함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스마엘을 의지하고 그로 위...로를 삼으며, 하나님의 약속은 이렇게 실현되었다고 생각 했을까?(18) 그랬을 것이다. 이스마엘은 아브람과 사래의 아들이니 말이다.
그러나 전능하신 하나님, 갈라지지 않은 온전한 마음(타밈)을 요구하시는 하나님은(1) 그렇게 적당한 선에서 타협하실 생각이 없으시다. 아브람이 여러 민족의 아버지가 되고(5) 그에게서 왕들이 나며(6) 그의 후손들이 가나안 땅을 기업으로 얻기까지(8) 하나님은 아브라함과 사라 안에서 일하시는 것을 중단하시지 않을 생각이다.
사라에게서 이삭이 날 것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아브라함이 웃는다(17). 아브라함의 나이 75세 사라의 나이 65세 때였다면 아브라함은 웃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주어진 약속을 듣고 웃을 수 밖에 없는 자 – 그것이 지금의 아브라함이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이렇게 웃을 때까지 그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다. 자신과 약속 사이의 괴리를 확인하고 어이없어 웃는 이 웃음이 기쁨과 탄성의 웃음이 되는 일, 그 일을 하나님께서 이제 행하실 것이다.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땅의 모든 족속을 제자로 삼으라는 명령을 듣고, 자신의 처지와 모습에 웃지 않을 수 없는 자, 그게 오늘의 나라면, 드디어 때가 온 것이다. 내년 이 시기에 사라가 아브라함에게 이삭(웃음,기쁨)을 낳을 것이다(21). 그러니 오늘 아브라함이라는 이름을 짊어지고, 자신을 가리고자 덮고 있는 것을 제거하는 할례를 행하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날에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였더라!"(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