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거리와 술렁이는 인파, 메일처럼 흘러나오는 뉴스와 기사거리, 북새통을 이루는 인간시장에서 살기 어려운 종족이어서 이곳에 서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고, 팔을 걷고 한판을 겨루어야 한다는 통큰 다짐을 하고 이곳에 서 있다. 그러나가 영영히 돌아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어쩌면 이곳에서 더듬이 짤린 메뚜기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처음엔 비상구라고 생각했었다. 지금까지 보아오는 것과는 다른 방법으로 세상을 보고 알고 걸어갈 수 있는 좋은 길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도 모든 갈채를 보내는 행로였다. 그러나 지금은 안다는 것은 모른다는 것이라는 푸념과 함께 주저앉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뒤로 발길을 옮기고 싶지만 고개를 돌리고 발을 옮기기엔 양심이 슬며시 나를 비웃고 있다.

비상구에서 비상하고 싶다.
어제쯤 하늘의 비상구를 열고 비상할 수 있을까?
내가 새빨간 얼굴로 용을 쓰며 앙~하고 울음을 터트리기 전부터 비상구란 팻말에 불이 켜져 있었지만... 걸어갈 용기가 부족한 것인지 아니면 켜진 비상구란 불빚아래 서있기를 좋아하는 것인지, 이곳에서 객기부리며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
기어히 비상구를 열어 젖히고, 다시 몰려드는 인파와 땀냄새 나는 시장 바닥으로 내 몸을 내동댕이 쳐야 하는데, 자꾸만 나의 발목이 붙잡히는 연유는 무엇일까?

아가야~ 비상하는 새는 바람도 불고 구름도 지나가고 이파리도 나풀거리는 하늘에서 비상한단다. 비행할 공간을 상실한 새는 의미가 없단다.

북적이는 거리와 술렁이는 인파, 메일처럼 흘러나오는 뉴스와 기사거리, 북새통을 이루는 인간시장에서 살기 어려운 종족이어서 이곳에 서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야 한다고, 팔을 걷고 한판을 겨루어야 한다는 통큰 다짐을 하고 이곳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