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편

[다윗의 노래 – 그의 아들 압살롬으로부터 도망하는 중에…]

1. 여호와여! 나를 괴롭게 하는 자들이 왜 이리도 많은가요?
             많은 자들이 나를 대항하여 일어납니다.
2. 많은 자들이 나의 목숨(운명)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를 위한 구원은 없다, 하나님 안에는.” 셀라!  

3. 그러나 당신은, 여호와, 나의 방패이십니다.
                         나의 영광이며 나의 머리를 높게 드시는 자입니다.
4. 내 목소리로 여호와께 부르짖을 것이다.
   그러면 그가 내게 응답할 것이다. 그의 거룩한 산에서부터. 셀라!

5. 나, 내가 눕고, 내가 잠들었다.
    ......내가 깨었다.
   왜냐하면 여호와께서 나를 붙들(것이)기 때문이다.
6. 나는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만 명의 사람들로 인하여서도.
                                나들 대적하여 (나를) 포위한.
7.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나를 구원하소서! 나의 하나님이여!
   왜냐하면, 당신께서 모든 나의 대적들을, 그 뺨을 때리셨고,
                     악인들의 이빨을 당신께서 부수셨기 때문입니다.
8. 구원은 여호와께 속한 것!
   당신의 백성에게 당신의 축복을! 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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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편은 다윗이 압살롬을 피해 도망하는 중에 지은 것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고, 내용도 그에 썩 잘 어울립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원치 않게도, 많은 어려움과 곤란, 재난을 당하게 됩니다. 그 중에서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나를 향한 사람들의 부당한 수근거림일 것입니다. “그렇게 하더니, 결국 내 그럴 줄 알았어”, “지가 무슨… 하나님이 너 같은 것의 기도를 들어준다면, 지나가는 개도 웃겠다”, “그때 그렇게 할 때부터 내가 알아봤다니까…”

다윗은 지금 자기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일으켜 그를 피해 도망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소리들이 그에게 들려 옵니다. “밧세바를 취하고 우리야를 죽이더니, 하나님이 결국 다윗을 버렸구만”, “승승장구한다고 거들먹대더니, 역시 교만하면 안 된다니까.” “사울 집을 치더니, 이제는 자기 차례군…”, “아들한테서도 쫓겨나다니, 완전 콩가루 집안이라니까”

사람들은 다윗에겐 더 이상 소망이 없다고, 하나님은 다윗을 버렸다고 수군거립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윗은 밧세바를 취하고, 우리야를 죽이는 대죄를 범했고, 다윗 또한 이를 인정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들이 자신을 죽이러 쫓아오는 상황 가운데, 다윗은 참으로 비참합니다.

하지만, 그 상황 속에서도 다윗은 하나님을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자기의 과거와, 자기의 범죄와, 사람들의 조롱과, 쫓기는 위험한 상황을 묵상하면, 절망의 나락 밖에 다른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 속에서도 다윗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희망을 봅니다. 그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의 소망이 되시며, 내 편을 드시는 방패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상황을 바라보고, 내 죄와 과거를 바라보고, 임박한 현실적 곤궁을 바라보는 것을 멈추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을 묵상하는 것! 여기에 구원이 있고, 여기에 삶의 유일한 길이 있습니다. 바울이 감옥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만을 묵상하고, 창살들을 묵상하고, 얽매인 자신만을 묵상했다면, 그는 결코 빌립보 교인들에게 기뻐하라고,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감옥 넘어 일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았고, 하나님을 신뢰했으며, 자신의 생각을 넘어 위대한 일들을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을 기대했고, 때문에 기뻐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다윗은 말합니다. “내가 여호와께 내 목소리로 부르짖을 것이라, 그리하면 여호와가 거룩한 산에서 내게 응답할 것이라”, ‘거룩한 산’은 시편 2편 6절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왕에게 기름을 부은 산입니다. 다윗은 거기에서 하나님의 소명과 위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바로 그 곳에서 다윗에게 응답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다시금 그를 거룩한 산에 세울 것이고, 다시금 그를 신뢰할 것이며, 다시금 그에게 사명을 주실 것입니다. 예수께서 자기를 세 번 부인한 베드로를, 그를 처음 불렀던 그 곳에서 다시 불러, 그를 세우셨던 것처럼…

이러한 다윗의 방향 전환(환경->하나님)과, 그의 응답을 확신하는 기도에 답하듯, 다윗은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그를 포위하고 있습니다. 그 밤에 저들이 공격하면 이제 모든 일들이 끝나게 됩니다. 그 속에서 사실이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다윗은 기도를 하고 잠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간밤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잠들었던 그가 아침이 되어 아무 일도 없이 깨어났던 것입니다. 수많은 군사들이 그를 포위하고 있던 그 밤, 잠 못 이룰 그 밤에, 주위의 환경이 아닌, 자신을 시온에 왕으로 세우셨던 하나님을 바라보고, 기도하며, 응답을 믿고, 잠들었던 그는, 평안히 아침을 맞을 수 있었습니다. “여호와께서 나를 붙드셨구나!, 그나 나를 붙들고 있구나! 그가 내 편을 드시는 구나!”

아침을 맞은 다윗은 이제 담대함 속에 외칩니다.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다윗이 외치는 소리를 들어보십시오! “언약궤가 떠날 때에는 모세가 가로되 여호와여 일어나소서! 주의 대적들을 흩으시고 주를 미워하는 자로 주의 앞에서 도망하게 하소서!”(민 10:35)

본래 이 시편은 아침 예배를 위한 시편입니다. 천만인이 자기를 치려 포위하고 있던 그 밤, 자기 목소리를 듣고 응답하실 여호와를 신뢰하며 잠들었던 다윗이 아침에 일어나 경험했던 은혜가, 오늘 아침 우리에게도 누려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