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16소망은 있다 (16:1-22)

 

엘리바스에게 욥이 대답한다. “하나님이 나를 원수인양 공격하시며(9) 나의 온 집안을 패망케 하셨지만(7), 그러나 나의 손엔 포학이 없고, 나의 기도는 정결하다(17).”

 

욥은 답답하다. 친구들은 대놓고 자신의 불경건과 죄를 지적하고, 하나님은 무슨 이유인지 자신을 과녁으로 삼아 자신의 온 집안을 패망케 하신다. 그러니 천지사방 어느 곳에서도 자신을 편들어줄 이를 찾을 수가 없다. 그리하여 욥은 하늘과 땅에게 호소한다.(18,19).  

 

땅이여 내 피를 가리지 말아다오. 나의 부르짖음이 어딘가에 머물러 있지 않게 해다오.”(18)

 

욥은 누군가에게 자신이 흘린 피를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욥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부르짖음이 들려지게 하고 싶은 것이다. 누구에게? 아마도 그는 하늘에 있다.  나의 증인이 지금 하늘에 있고, 나의 중보자가 높은 데 있다.”(19).

 

하늘에 있는 증인? 높은 곳에 있는 중보자? 하나님이 아니라면 누구이겠는가? 그렇다 욥은 하나님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다(20). 하지만 하나님 자신이 욥을 치고 있는데 어찌 하나님이 욥의 일에 대한 증인이요 중보자가 될 수 있단 말인가? 하늘에 하나님 외에 욥을 중보해줄 다른 존재라도 있단 말인가?

 

욥은 이웃들 사이를 누군가가 중재하듯, 하나님과 사람 사이 또한 누군가가 중재해 주기를 바란다(21). 그러나 하나님 자신이 아니라면 누가 있어 하나님과 사람 사이를 중재할 수 있단 말인가?

 

욥은 하나님과 자신 사이의 어긋나버린 오늘에 대해 그것을 바로잡아 줄 누군가를 기대하지만,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 하늘의 하나님 말고는 이 억울함을 풀어줄 다른 이가 없음을 안다. 하나님을 향하여 눈물을 흘리는 그의 기도는 그리하여 떠올랐다 추락하고, 추락하다 다시 떠오른다.

 

그러나 욥은 자신의 흘린 피와 자신의 부르짖음을 외면하지 않으실 하늘에 계신 분을 바란다. 친구들은 자신을 비웃어도 하늘에는 자신의 눈물을 외면하지 않을 분이 계실 것이다. 이곳 그의 고통의 자리에서() 그분 하나님을 바라본다(). 그렇다, 희망은 길을 잃었어도, 소망은 아직 이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