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세상을 살아도 (시 11:1-7)

 

"새처럼 산으로 피해라. 악인이 활을 당겨 마음이 바른 자를 어두운 데서 쏘려 한다. 터가 무너졌는데 의인인들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1c-3)

 

네 마음이 바른들, 그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악인이 어두운 데서 의인을 해하는 세상, 그래도 아무 일 없다는 듯 돌아갈 세상,

악인이 오히려 득세하는 세상, 터가 무너진 세상, 이 곳에서 네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

새처럼 산으로 피해라. 묻혀 살아라.

 

시인도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안다.

힘으로 정의를 구부리는 자들과 악인들 속에서, 서 있는 것 만도 녹녹치가 않다.

 

"하나님이 세우신 세상 조차 그 기초가 이렇게 무너진다면,

인생뿐인 사람이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이런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인의 눈엔 터가 흔들리고 무너진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얼굴이 보인다(7).

바르고 곧은 마음, 숨길 것 없는 마음, 덮어 가릴 것 없는 마음,

정직한 시인의 눈엔 지금 하나님이 보인다.

하나님은 지금 성전에 거하시고,  그의 보좌는 하늘 위에 있다(4).

그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시고 시험하시며(5), 마침내 의인과 악인에게 보응하실 것이다(6).

 

같은 세상을 살아도, 어떤 자의 눈엔 하늘 보좌가 보이고, 하나님의 얼굴이 보인다.

『스데반이 성령 충만하여 하늘을 우러러 주목하여 하나님의 영광과 및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고』(행 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