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을 보다 (요2:1-25)

 

가나 혼인잔치, 7일간 계속되는 혼인잔치에 포도주가 떨어졌다(3). 기뻐할 때 기뻐하지 못하고, 슬퍼할 때 슬퍼하지 못하는 인생은 행복할 수가 없다. 
잔치가 한창일 때 상황을 확인한 예수의 어머니가 예수에게 그 상황을 전달한다(3). 기쁨의 잔치자리가 파해질 위험 가운데 있다고....

모든 이들의 축복 속에 기쁨으로 시작 되어야 할 혼인 잔치가 중간에 중단될 상황 가운데 있다고....  

예수께서 마침내 일하기 시작하신다. 정결을 위한 물동이를 기쁨의 포도주로 바꾸어 놓는다(6). 잔치의 기쁨은 더해간다(10).

예수님은 요한복음에서 결혼식에도 장례식에도 참여하신다.  결혼식에서 그는 혼인의 기쁨을 더하시고, 장례식에서 그는 누구보다도 슬프게 눈물을 흘리신다(11:35).  기쁨과 슬픔...마음 중심에 사람이 있는 자라면 누구든 느끼는 감정을, 예수도 느낀다.
아니 어느 누구보다도 깊은 기쁨과 슬픔의 당사자가 된다.

어디 그 뿐이랴, 예수는 분노한다.
자기 아버지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든 자들에 대해 분노한다(16). 사람들을 내어 쫓고, 상을 뒤엎는다(15-16). 
그런데 '사람'들이 예수의 그런 행동 속에서 '표적'을 본다(11,23). 그가 하나님에게서 온 자임을 알아본다(cf.18). 하나님의 어떠하심을 알아본다.

하나님은 무상 무념 무취 무감각의 존재가 아니라, 울고 웃고 분노하는 분, 사람들과 함께 하는 분, 한 가정의 결혼이 행복이길 바라는 분, 한 사람의 죽음이 너무도 슬프신 분, 타인을 위해 주어진 힘으로 자기 몫만 불리는 사람들로 인해 너무나도 분노하는 분....그런 분이시다. 가나 혼인잔치 첫 번째 예수의 표적 속에서 하나님을 엿본다. 믿음이 생긴다. 나 또한 그분처럼 '사람' 때문에 웃고, '사람' 때문에 울고, 사람을 위해 분노하는 그의 제자이고 싶다(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