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권력과 진실(계17:1-18)

 

로마에 대한 심판의 비밀이 천사를 통해 보여지고 또 해석된다(1). 많은 물, 곧 세상 수 많은 나라 사람들 위에 앉아(2,15) 다스리던 로마가 몰락할 것인데, 적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었다. 열뿔과 짐승이 그녀(로마)를 미워하여 그녀의 수치를 드러내고 그녀를 망하게 할 것인데(16), 이들은 사실 여인이 타고 있던 짐승과, 그 짐승의 일곱 머리와 그 위의 열 뿔이었으니(3), 여인과 한몸이 되어 권력을 나눠 가지고, 누리던 자들이었다. 그런 짐승의 열뿔(=열왕)과 짐승 자신이 오히려 그동안 함께 해 온 여인을 미워하여 그녀의 수치를 드러내고 그녀를 망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앉아 있는  '많은 물' 곧 백성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 권력은, 권력 자체를 얻기 위한 권력 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서로가 서로를 죽이다, 함께 몰락한다.

 

짐승의 일곱 머리는 곧 일곱 산이다(9). 일곱 산은 로마가 그 위에 건설 된 7개의 언덕이다. 베스파시안 황제 당시 발행된 동전의 뒷면엔 한 여인(전쟁의 여신?)이 일곱 개의 언덕에 기대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일곱 언덕은 또한 일곱 왕이기도 하다(10). 일곱 중 다섯은 망했고, 하나는 아직 살아 있고, 마지막 일곱 번째는 아직 오지 않았지만, 오면 잠시 동안 다스리다 사라질 것이다(10). 율리우스 시저부터 셈을 하면 지금 살아 있는 하나는 네로가 된다. 아우구스투스부터 셈을 하면 망한 다섯 번째 머리가 네로가 된다. 복잡한 황제와의 동일시보다 중요한 것은 그 상징적 의미이다. 다섯 왕은 망해서 사라졌고, 일곱 번째 왕은 오겠지만 잠시 동안만 다스리다 이 또한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여덟번째, 곧 짐승 그 자체가 올 것인데(11), 이 짐승은 자기 몸에 난 열 뿔과 더불어 여인 로마를 완전히 말아 먹을 것이다(16).

 

신들로 불려지고 추앙받던 로마 황제들이지만 그 삶의 끝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 시저는 23번 칼에 찔려 죽었고, 칼리귤라는(37-41) 여러 차례 칼에 맞아 죽었으며, 클라우디우스는(41-54) 독살 당했고, 네로는(54-68) 자살했으며, 갈바는(68-69)  참혹한 죽임을 당해 사지가 찢어졌고, 뒤를 이은 오토(69)는 자살 했으며, 그 뒤를 이은 비텔리우스(69)는 맞아 죽었고,  도미티안(81-96)은 암살 당했다. 신처럼 보였던 자들이, 스스로를 물고 뜯다 죽어 갔다

 

그럼에도 만왕의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짐승의 권력을 무너뜨리고 이 땅에 임할 것이다(14). 만왕의 왕만이 권력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부름 받은 진실한 자들 또한 권력과의 싸움에서 승리한다(14). 왕의 권세는 독점되지 않고, 백성들에게 나눠진다. 그 백성의 힘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닌 '진실'이다(14). 황제를 이기는 힘의 정체......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