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바벨론 (사13:1-14:23)

2012-8-25 토요일

13장~27장까지 열국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 선언된다. 바벨론, 블레셋, 모압, 다메섹, 구스, 애굽, 아라비아, 두로, 시돈,모압...열국은 모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소환되어 심판을 받는다. 열국의 심판을 선언하는 첫 자리에 소환되는 나라는 바벨론이다(13:1). 바벨론?

 

730년 경 바벨론은 아직 역사의 무대 위에 제 모습을 나타내지도 않았다. 722년 경, 무로닥 발라단이 이끄는 갈데아 인이 바벨론을 점령하면서, 그리고 앗수르에 대한 봉기가 수년간 성공하면서, 바벨론은 서서히 역사의 무대 위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조연에 불과했다. 이사야의 무대가 되고 있는 730년경인 지금이나, 앞으로도 오랜 동안, 무대의 주인공은 앗수르다. 

 

721년 이스라엘은 앗수르에 멸망 당할 것이고, 710년 바벨론의 므로닥 발라단은 매대와 연합한 앗수르의 사르곤에 의해 바벨론에서 도망할 것이며, 701년 예루살렘은 산헤립의 앗수르에 의해 포위될 것이고, 689년 산헤립은 마침내 바벨론을 폐허로 만들 것이다. 바벨론의 나보폴라살(과 그 아들 느부갓네살)이 매대와 더불어 앗수르의 니느웨를 점령하는 612년은 아직 까마득한 미래의 일이다. 그런데 앗수르가 아닌 바벨론이 첫번째 심판의 대상으로 소환된다. 13-14장 두장에 걸쳐서.... 

 

성경의 무대 위에선 각자 하는 역할들이 있다. 바벨론은 한편 시날 땅의 바벨탑으로 이어지고, 다른 한편에선 로마 제국의 심장부를 부르는 다른 이름이 되기도 한다(벧전5:13; 계17:5). 바벨론은 교만과 오만의 상징이다(13:11). 그에 반해 100여년 간 성서의 세계 무대를 지배했던 앗수르는 심판의 막대기와 몽둥이다. 13-27장까지의 열국에 대한 심판을 집행하는 나라는 다름 아닌 앗수르다. 그러니 열국을 향한 심판의 첫 주인공은 심판의 막대기로 사용되었던 앗수르가 아닌 교만과 오만의 탑을 이제 막 쌓기 시작한(722년) 바벨론이다. 710년, 그러니 12년 만에 앗수르를 통한 심판이 집행된다. 메대(13:18)가 심판 집행의 도구로 앗수르에 붙을 것이다. (메데는 이후 앗수르를 멸하는 바벨론에 붙을 것이고, 그 이후 바벨론을 멸하는 페르시아에 붙을 것이다.)

 

아침의 아들, 새벽 별 같은 계명성 바벨론(14:12), 열국 왕들의 두려움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던(14:9) 바벨론은 그러나 스올 맨 밑에 떨어져 눕게 될 것이다(14:15). 영화롭고 아름다웠던 그도 스올을 피할 수 없는 것은, 그 또한 다른 이들과 동일한 '연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다(14:10). 그러나 연약해진 이스라엘, 흩어진 이스라엘은, 연약한 나그네와 연합하고(14:1), 민족들과 연합하여(14:2) 전에 강했던 자들을 주관할 것이다(14:2).

 

세상 모든 사람들이 바벨론의 화려함과 앗수르의 힘을 동경할 때, 연약해져, 연약한 나그네들과 연합하게 된 하나님의 백성들은, 자신들의 연약한 속에서 진정한 영광과 강함을 배우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고전 1:27,2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