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34-35: 혼란과 공허 그 이후 (34:1-35:10)

 

34장에서 에돔에 대한 보복이 선언되고, 35장에서 사로잡힌 자들의 속량과 돌아옴의 노래가 들려온다(10). 28~33, 여섯 장에 걸쳐서 이어진 화 있을진저의 탄식과 심판의 선언은 에브라임(28)과 예루살렘(29), 헛된 힘을 의지하는 유다(30-31) 그리고 학대와 속임의 사람들(33)에게 내려졌다. 36~39장까지 히스기야 관련 이야기로 일단락되는 소위 1이사야는 그 사이 에돔에 대한 보복(34:8)과 흩어진 자들의 회복이야기를 담는다(35:10). 에돔과 회복?

 

이삭의 장자로 태어났으나 제대로 장자 대접을 받아본 적 없는 에돔은 다윗 이후 유다와 이스라엘 다음의 제2인자 또는 넘버 쓰리로 삶을 유지해야 했다. 그런 에돔에게 721년 이스라엘의 멸망과 586년 유다의 멸망은 기쁨이었다(1:12). 에돔은 예루살렘을 멸하려는 바벨론에 붙어 그들을 돕는다( 1:11). 한편 그들의 기쁨이 이해가 가고, 살아남기 위한 그들의 정치적 행보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남의 멸망에서 기쁨을 찾는 자 에돔에게 여호와께서 멸망으로 갚으실 것이다(34:8). 바벨론이 예루살렘을 약탈하고 백성들을 사로잡을 때, 에돔 또한 그들의 살육과 약탈에 참여하였다(1:13). 그들이 시온에서 행한 그대로 여호와께서 에돔에 갚아 주실 것이다(34:8; 1:15).

 

사람들이 살던 땅이 짐승들의 거처가 될 것이며, 궁궐에 가시와 엉겅퀴가 날 것이다(34:13). 사람이 살던 땅에 혼란의 줄과 공허의 추가 드리워질 것이다(34:11). 경계가 무너지고 질서가 사라진 땅에 그러나 여호와의 영이 그 땅에 살 자들을 다시 불러 모아, 줄을 띠어, 그 땅을 나누어 주실 것이다(34:16-17).

 

그 땅으로 돌아와 다시 거하게 될 자들은 광야와 사막을 통과한 자들(35:1), 혼란과 공허를 겪은 자들이다. 맹인과 못 듣는 자들(35:5), 저는 자와 말 못하는 자들(35:6) - 그들이 보고 듣고 말하고 걷게 될 것이다. 사막이 샘이 되고, 메마른 땅이 물 근원이 될 것이다(35:7).

 

에돔의 철저한 파괴와 그로 인한 혼란과 공허를 예언하는 34장은 이렇게 그 혼란과 공허를 넘어 새로이 질서와 생명이 회복될 미래를 내다보는 35장으로 이어진다. 황폐함이 예루살렘을 넘어 범죄한 에돔에 이르렀듯, 회복은 시온을 넘어 황폐해진 에돔에도 이르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혼란과 공허가 새로운 질서와 생명으로 회복되는 것은 자연적인 회복의 과정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영이 친히 이루실 새로운 창조이다(34:16).

 

회복된 땅은 회복된 땅이다. 황폐함과 광야를 샘과 숲 가운데서 기억하는 땅이다. 회복된 땅에서 살게 될 자들 또한 회복된자들이다. 사로잡힘과 슬픔을 자신들의 해방과 기쁨 가운데서 기억하는 자들이다(35:10). 회복은 초기 모드로의 단순한 리셋reset’이 아니며 그럴 수도 없다. 오직 구속함을 받은 자들만이 회복의 땅을 살아갈 수 있다(35:9).

 

옛 시대와 새 시대의 중첩으로 인해 이미 시작된 회복 속에서도 회복 되어야 할 우매와 눈 멂과 어리석음을 내 안에서 보고 있는 오늘이지만, 그렇기에 어리석음과 죄악은 마땅한 값을 치르게 될 것이고, 그 결과 삶의 곳곳에서 혼란과 공허의 사막을 만나게 되겠지만, 약한 손을 강하게 하고, 떨리는 무릎을 굳게 하며(35:3), 겁내는 마음을 스스로 굳세게 하여(35:4) 보복하시고 구원하실 하나님께 나아가며(35:4), 그와 함께 오늘을 살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