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5장 – 할례를 행하고, 신발을 벗다 (수5:1-15)


요단을 건너 여리고를 앞두고(6:1) 이스라엘은 그곳 길갈에서 할례를 행한다(2,9). 적들을 눈앞에 두고 하나님은 싸움을 앞둔 병사들에게 할례를 명하신다(2). 이스라엘의 ‘칼‘이 가장 먼저 향해야 할 곳은 '자기 자신'이다(2).

칼을 들어 자신을 벤다는 것, 칼을 들어 생식기의 표피를 자른다는 것은 ‘자신의 힘으로 살지 않는 자‘라는 상징이며, 그 상징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자가 ‘할례 있는 자‘이다. 광야에서 이들에게 할례가 필요치 않았던 것은 그곳에선 어느 누구도 자신의 힘으로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cf.5). 그러나 이제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 유월절을 지키고(10), 그 다음날(11) 그 땅의 소산을 먹으면서 할례라는 상징은 다시금 요청된다. 

여리고를 치기 위해 이스라엘이 움직였을 때 그들이 맞이했던 첫 번째 칼날은 자신들을 마주하고 선 ‘여호와의 군대장관의 칼날‘이었다(13). 

그를 향해 여호수아가 던진 물음인 “너는 우리를 위하느냐, 적을 위하느냐?“(13)는 “나는 여호와의 군대 장관으로 여기 왔다“는 대답으로 인해 잘못 물어진 물음임이 드러난다(14). 할례를 행한 자들은 자기를 위한 싸움을 싸우는 자들이 아니라, 여호와의 군대 장관이 지휘하는 싸움에 참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이 물어야 할 물음은 “내 주여, 종에게 무슨 말씀을 하려 하십니까?“인 것이다(14). 

그에 대한 대답은 분명하다.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는 것이다(15). – ‘옷을 벗는다‘는 것은 ‘더 이상 그 직임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신을 벗는다‘는 말은 ‘자신의 발걸음의 주인이 더 이상 자신이 아니‘라는 말이다. 

여리고를 치기 전, 이스라엘의 ‘칼‘이 가장 먼저 향해야 할 곳은 ‘자기 자신‘이며, 여리고를 치러 가기 전 이스라엘이 마주쳐야 했던 첫 번째 칼날은 그들을 향해 선 ‘여호와의 칼날‘이었다. 

‘자신의 힘으로 살 수 없다‘는 고백과 ‘자기를 위해 살지 않는다‘는 고백, 할례와 신을 벗음 – 하나님의 백성이 모든 싸움을 앞두고 해야 할 가장 첫 번째 고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