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8-10– 빌닷, 하나님의 의와 욥의 죄를 말하다( 8:1-10:22).

 

수아 사람 빌닷이 말한다. ‘하나님은 온전한 자를 받으시고, 악을 행하는 자들을 물리치신다(8:20). 그 하나님께서 의와 정의를 무시하고 불공정하게 심판하실 리가 없다(8:1). 네가 만일 의로우면 그가 다시 너를 세워주실 것이다(6). 그러나 네가 하나님을 찾지 않는다면(cf.8:5) 마른 땅의 갈대처럼 말라버릴 것이다(8:12)’


욥의 재난을 둘러싸고 3가지 요소들이 얽혀 있다. 1) 하나님은 의롭다. 2) 하나님은 세상을 통치한다(전능). 3) 욥은 의롭다. 이 세가지 모두가 사실이라면 욥에게 일어난 재난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빌닷은 1) 하나님은 의롭다는 명제를 중심으로 2) 하나님은 의롭게 통치한다(전능)는 전제를 가지고 3) 욥의 의에 대해 접근한다. 하나님이 의롭고, 의롭게 통치한다면, 재난을 당한 욥은 의롭지 않다. 최소한 그의 아들들은 의롭지 않고, 범죄하였다(8:4).


그러나 욥기 1-2장은 처음부터 욥의 의를 하나님 자신이 확증하고 시작한다. 욥은 의롭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온전하고 순전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재앙이 임했다면, 물어야 할 것은 하나님의 의와 그의 통치(전능)에 대한 것이다. 하나님이 의롭고 그가 전능하다면 의로운 욥이 왜 고난을 겪는단 말인가가 물어져야 한다. 그러나 욥의 친구들은 하나님이 옳다고 하신욥의 의에 대해 묻는다.


엘리바스에게 있어서 사람은 아무리 의로워도 다만 진흙뿐이요, 하나님에 비하면 결함투성이일 뿐이다. 그러니 전능자의 징계와 징벌을 받아 고생의 인생을 살아도 할 말이 없다. 의를 주장하는 욥도 그저 사람일 뿐이다. 그러니 이러한 재난을 당해도 할 말이 없다.


빌닷에게 있어서 의로운 자는 번성하고 악한 자는 망한다. 하나님은 의로울 뿐 아니라, 의롭게 통치한다. 그러니 욥에게 임한 재난은 오직 욥의 불의함을 말해준다. 그러나 지금이라도 욥이 돌이켜 하나님을 찾으면 욥은 다시 번성하며 평안을 누릴 것이다. 그의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그의 나중은 창대할 것이다.


친구들과 달리 자신의 의로움에 대한 천착보다 하나님이 행하는 일에 관심하는 욥은 그러니 제대로 방향을 잡고 있다. 첫 번째 재앙에 대해 욥은 자신이 의로운지 여부를 묻기보다주신 이도 여호와 거두신 이도 여호와라 하며 하나님의 행하심에 집중한다. 두 번째 재앙에 대해서도 욥은하나님에게서 복을 받았으니 화도 받을 수 있다인정하며 역시 하나님의 행하심에 집중한다.


재난과 고통의 상황에서 사람은 물론 자신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재난으로 자신의 죄를 속하려 한다거나 내면의 때를 빼기 위한 자책에만 빠져버린다면 그것은 재난 보다 더 큰 재난으로 사람을 이끌 수 있다.


욥은 자신의 의로움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일에 대해 물어간다(9,10). 욥은 물론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완전히 깨끗하다 말 할 수 없음을 안다(9:2). 그러나 지금 하나님이 자신에게 행하시는 일은 공정하다 할 수 없다(9:23-24).


하나님은 전능하신 분이다. 아무도 그에게 무엇을 하느냐 물을 수 없다(9:4,19). 그가 빼앗으면 다른 방법이 없음을 그도 안다(9:12). 그러나 자신은 악인들과 더불어 이 같은 일을 당할 만큼 악하게 살아오지 않았다(9:15,20,21,22). 그럼에도 그분이 의인과 악인을 함께 재난에 던지신다면 누구도 그것을 막을 수 없다. 그러니 욥에겐 하나님과 자신 사이를 판단해줄 재판관이 필요하다(9:19,32,33). 그러나 누가 있어 하나님을 재판정에 세울 수 있단 말인가(9:19,32)?


그가 까닭 없이 사람을 칠지라도 그를 재판정에 소환할 자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의인과 악인이 같은 재난에 함께 날아가고(9:23), 악인이 세상을 접수하여 다스리며(9:24) 결국 그분이 모든 사람을 정죄하고 만다면 이러한 세상에서 사람은 어떻게 기쁨을 누리며 살아 갈 수 있단 말인가(9:27)?”


욥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분의 길에 대해, 그분에게 있어 사람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10:9-13), 어찌하여 사랑으로 지으시고 고통의 오늘을 보게 하는지에 대해 묻는다(10:18). 어찌하여 전능자가 사람의 머리털 한 올만한 일에 대해서도 진노하는지 묻는다(9:17,18). 하나님이 의롭고 전능하며 의로 세상을 통치한다면 어찌하여 의로운 사람에게 재난이 일어나는지 묻는다.


욥의 자리에서 나도 그와 함께 묻는다. 하나님이 전능함에도 의로운 자가 고난을 당한다면 하나님은 의롭지 않은 것인가?. 욥이 의롭고 하나님도 의로운데 욥이 고난을 당한다면 하나님은 전능하지 않은 것인가?. 하나님이 의롭고 전능한데 욥이 고난을 당한다면 그렇다면 욥이 의롭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러나 성경은 처음부터 욥의 의로움에 시비 걸 생각이 없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의롭지 않거나 하나님이 전능하지 않다는 말인가? 욥은 3장부터 그 물음을 묻는다.


욥의 친구들? 그들은 감히 하나님의 의와 전능을 의문시 할 수 없기에 처음부터 욥의 유죄를 인정한다. 그러니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물음이 아니라 심문이다. 그들에게 삶은 하나님의 의와 전능을 겪어가는 신비가 아니라, 죄와 벌 사이를 오가는 재판관 앞에서의 시험이다. 그러니 고통스러울지라도 욥과 함께 물으며 걸어가 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