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기 6내 얼굴을 보고 말하라 ( 6:1-30)

 

엘리바스에게 욥이 말한다. ‘낙심한 자가 비록 전능자 경외하기를 저버릴지라도 그의 친구로부터는 동정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14), 친구라면 낙망한 자의 말이 아니라(26), 낙망한 자의 얼굴을 바라봐야 하지 않느냐(28)……

 

먹을 풀이 없어 우는 들나귀를 나무랄 수 없듯, 까닭 없는 고통에 신음하는 자의 하소연을 나무랄 수 없다(5). 하지만 사람들은 아무도 누군가의 하소연을 들어주고자 하지 않는다. 낙심한 자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이 아님에도 싱거운 음식에는 소금을 쳐서 먹으라든지, 소금이 없다면 없는 대로 먹으라든지, 먹을 무언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라든지 답을 준다(6).

 

그러나 기쁨이 없다면 어디 인생이겠으며, 의미가 없다면 어찌 견딜 수 있겠으며, 소망이 없다면 어찌 오늘이겠으며, 마음을 알아주는 한결같은 친구가 없다면 어찌 삶이 맛나겠는가?

 

그럴듯한 옳은 말을 하려고 하기 전에, 먼저 눈 앞에 있는 사람을 보고 그 얼굴을 보라고 욥이 말한다. 기쁨에 대해 논하고 의미에 대해 말하며 소망과 우정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무엇이 삶이고 경건이다 말하기 전에, 먼저 눈 앞에 고통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라고 욥이 말한다.

 

기쁨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의미가 없어도 견뎌 내라고, 소망이 없어도 시간은 간다고, 옳은 말을 해주는 것이 친구라고 이야기하기 전에, 모든 것을 잃고, 가족을 잃고, 건강을 잃고, 질병으로 고통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아 달라고, 그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욥이 말한다.

 

고통의 문제라는 거대한 물음에 답을 주는 것으로 지금 눈 앞에 고통하는 사람의 얼굴을 외면하는 자리에 서지 말라고 욥이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