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에 담긴 마음 (창 32:1-20)


창세기에서 지금껏 3번밖에 쓰이지 않았던 선물(=‘민하‘)이란 단어가 32장에서 4번이나 등장한다(13,18,20,21). 바로 야곱이 에서에게 보내는 선물이다. 한껏 예의를 갖추어 에서에게 선물을 보내며 야곱은 에서를 반복적으로 ‘나의 주인‘이라 부른다(4,5,18,20).

 

에서에게 선물을 보내며 야곱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다만 선물로 형의 마음을 사서 상황만을 모면하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형의 분노와 억울함을 충분히 느끼며 형에 대한 미안함과 가슴 아파함을 마음에 품고 있었을까?


선물은 다만 물건이 아니라 마음의 표현이다. 모든 선물엔 선물하는 자의 마음이 담겨 있고, 받는 자는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선물하는 자는 물건 안에 자신의 마음을 담는 것이요, 받는 자는 물건에 담긴 주는 자의 마음을 받는 것이다. 선물에 담겨진 마음은 주는 자와 받는 자 모두의 눈에 보여진다. 야곱은 선물에 어떤 마음을 담았을까? 에서는 야곱의 선물에서 어떤 마음을 읽었을까?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아니다, 마음은 눈에 보인다. 마음은 얼굴에 나타나고, 표정을 만들고 말투를 만들며, 행동과 움직임을 낳는다. 마음은 보인다. 사랑도 미움도 감사도 원망도 용서도 분노도 눈에 보인다. 야곱의 마음… 하나님은 그 마음 안에 담긴 것을 꺼내 보이러 그 밤 야곱을 찾아 오실 것이다. 내게서 보여지는 마음은 어떠한지… 남들은 다 보고 있는 나의 마음을 정작 나는 잘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