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하나님의 나라 (눅 17:11-37)
하나님 나라가 임하는 ‘때‘에 대한 바리새인의 물음에(20) 예수님은 ‘내가 있는 지금, 이곳‘이라 답하고(21), 인자가 나타나는(30) ‘장소‘에 대한 제자들의 물음에(37) 예수님은 ‘인자가 먼저 많은 고난을 받고 이 세대에게 버림받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다(25,37).
갈릴리와 사마리아 사이로 지나실 때 예수님은 열명의 나병환자를 만나 그들을 깨끗하게 하신다(11-19). 그들 모두가 깨끗함을 받았지만, 아홉 명의 유대인들은 그들의 삶의 자리로 서둘러 돌아가고, 한 명의 사마리아인은 예수께 돌아와 그에게 경배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15,16,18). 예수께 경배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 그는 이미 그곳에서 하나님 나라를 산다.
먹고 마시고 사고 팔고 시집가고 장가가고 심고 집을 짓고 사는 것이(26,28) 문제가 아니다. 하늘이 없고 땅만 있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땅에만 갇혀 ‘지옥‘(땅 ‘지‘ 감옥 ‘옥‘)을 살면서도 자신들의 ‘죽음‘과 ‘멸망‘을 망각하고 사는 곳에 ‘하나님 나라‘는 보이지도 나타나지도 않는다.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시공간에 대한 예수님의 대답은 생각지 않게도 “무릇 자기 목숨을 보전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잃는 자는 살리리라“이다(33). 그의 대답대로 예수님은 많은 고난을 받고 이 세대에게 버림받는 길을 간다. 주검이 있는 곳엔 독수리가 모인다. 내가 있는 곳엔 무엇이 모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