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빌립보서 2장 - 주의 영광 (빌 2:5-12)
“모든 무릎을 예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리라”는 빌2:10-11 말씀은 “모든 무릎이 나에게 꿇겠고 모든 혀가 맹세하리라(LXX 고백하리라)”는 사45:23의 인용이다. 이사야 45장에서 하나님에 대해 적용된 표현이 빌립보서 2장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 적용되고 있다.
‘모든 무릎이 예수 이름에 꿇고 모든 입이 예수를 주라 시인’한 결과 하나님이 영광을 받는다고 한다. 이 말은 모든 자들이 하나님께 굴복하게 되니 하나님의 강함이 입증되어 그가 영광을 받는다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빌립보서가 인용하고 있는 이사야45장 23절은 “이스라엘 자손은 다 여호와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고 자랑하리라(LXX 영광을 얻으리라)”(25)는 말씀으로 이어진다. 빌립보서 2장의 그리스도 찬가가 이사야45장을 인용하고 있다면, 사람들의 예수에 대한 고백의 결과 나타나는 하나님의 영광은,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들이 여호와로 말미암아 의롭다 함을 얻고 영광을 얻는 것이다.
하나님의 영광은 스스로 하나님 됨을 주장하고 권리를 내세우는 것을 통해서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 위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을 위하여 자기를 비우고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나타난다. 자격을 주장하고 권리를 확보려는 싸움을 통해 전리품처럼 소유하여 가지는 것이 영광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 자격 없는 자들을 불러 그들을 의롭게 하고 그들로 하나님 안에서 영광을 얻게 세우시는 비움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니 다툼과 허영(2:3), 투기와 분쟁(1:15)은 그리스도 예수 앞에 무릎을 꿇고 그를 주로 고백하는 사람들에게는 나타날 수 없는 모습이다. 오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 가는'데 마음을 쏟을 뿐이다(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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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립보서 2장 – 함께 기뻐하다 (빌 2:12-18)
여전히 원망과 다툼을 경계하며(14) 바울은 서로가 함께 기뻐할 수 있는 마음의 자리에 서도록 빌립보 성도들을 권고한다(18). 어그러지고 뒤틀려진 세대에 속한 사람들은(15) 원망과 다툼으로 살아가지만(14) 생명의 말씀을 굳게 붙잡는 사람은(16)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 놓으면서도 기뻐할 수 있다고(17), 그것이 하나님의 기쁨이라고 말한다(13).
누군가의 슬픔에 같이 슬퍼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누군가의 기쁨에 같이 기뻐하는 일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누군가의 기쁨을 보며 기쁨의 자리가 아닌 원망과 다툼의 자리에 서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내면의 반응이고 보니, 그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 외식과 위선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어그러지고 뒤틀려진 세대에 속해 있기에, 자기에게로만 구부러져 있는 죄 아래 놓여 있기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반응이지, 본래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바울은 지금까지 빌립보 성도들을 위해 달음질해왔고, 수고를 아끼지 않아왔다(16). 그가 소망하는 바는 자아 실현도, 훌륭한 인물로 인정받는 것도, 보람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날까지 빌립보 교회 성도들이 책망할 것 없는 하나님의 자녀들로 세상 가운데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15). 그 소망을 위해 빌립보 성도들의 제사와 제물을 완성시키는 부어드리는 제사로 자기 생명을 쏟는다 해도 바울은 오히려 기뻐한다고 말한다(17). 그러한 바울의 마음과 행함은 그런데 빌립보 교회 성도들 안에서 일하시고 있는 하나님 자신의 마음과 행함에 참여하는 것이었다(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