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몬의 지혜‘, 꿈과 그 현실 (왕상 3:1-15)

 

솔로몬의 나라가(2:12) 솔로몬의 손에서 견고하여지기까지(2:46) 내내 침묵하시던 여호와께서 기브온에서 밤에, 꿈에, 솔로몬에게 나타난다(5). 그때에 솔로몬은 부와 장수와 원수의 생명이 아니라 듣는 마음, 분별하는 지혜를 구했다, 언제? 꿈에! 그러니 '듣는 마음'과 분별하는 지혜를 구한 것은 솔로몬이 아니다. 본문의 사건은 오히려 하나님께서 그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씀해주신 사건이다.

 

열왕기에서 솔로몬의 통치는 여호와께 지혜를 구했다는 기사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애굽 왕 바로의 사위가 되어 그 딸을 위해 20년 동안 궁을 건설하였다는 기사로 시작된다(1). 7년 동안 성전을 건축하고, 13년 동안 자기의 궁을 건축하고는 드디어 9장 24절에서 바로의 딸을 위해 건축한 궁으로 그녀를 들이는 것으로 건축 기사가 마무리 된다.

 
그러니 사실 솔로몬은 지금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며 통치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자기의 지혜로 애굽의 풍요와 지혜를 염두에 두고 권세를 행사하고 있는 중이다. 이곳에서 솔로몬은 여호와를 사랑했다(3)고 표현되지만 후에 솔로몬은 바로의 딸 외에 이방의 많은 여인을 사랑했다고(9:1) 말해진다. 그가 사랑한 것이 어디 여인이었겠는가?
 
그렇게 자기의 통치를 열어가며, 일천 마리 희생의 번제로 자기 세를 과시하는 솔로몬을 긍휼히 여기시고 사랑하셨던 하나님께서 꿈을 통하여 그가 마땅히 걸어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려주신 것이 본문의 내용이다.
 
꿈 속에서 솔로몬은 자신은 아직 작고 어려서 백성 가운데 어떻게 출입해야 할지 알지 못한다고 고백한다(7). 그러나 현실에서 솔로몬은 마치 노회한 정치인과 같이 ‘그의 지혜‘로 거침없이 행한다(cf.2:6,9). 꿈 속에서 솔로몬은 부와 장수와 명예와 원수의 목숨을 구하지 않지만(11), 현실에서 솔로몬은 부와 명예와 원수의 목숨을 구한다. 꿈속에서 솔로몬은 자신이 주님의 백성 가운데 있는 한 사람이라 고백하며(8) 신명기 17장의 왕의 규례를 따라 행하는 자로 등장하지만(신 17:14-20), 현실에서 솔로몬은 애굽의 병마를 구하며 형제들 위에 서서 그들을 동원한다(cf.신17:16,20).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원하시는 지혜는 다른 것이 아니라 ‘듣는 마음‘,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순종이다. 그 지혜는 하나님께서 이미 모든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신 율법 가운데 다 담겨 있다. 하나님께서 걸어 다니시는 길이 무엇인지, 하나님은 어떻게 행동하시는지, 하나님은 무엇을 기뻐하시며, 어디에 마음을 쏟고 있는지 그 모든 지혜는 이미 율법을 통하여 주어졌다.
 
꿈에서 깨어난 솔로몬은 하나님의 이 안타까운 가르침을 알아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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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3 1-15 (사역)

 

1 솔로몬이 이집트 왕 파라오와 혼인관계를 맺었다(/파라오의 사위가 되었다). 그가 파라오의 딸을 맞아 그녀를 다윗의 도성에(삼하5:7) 데려다 놓았다. 그가 자기 집과 여호와의 집과 예루살렘 주위의 성벽의 건축을 끝낼 때까지 (그녀를 그곳에 두었다). 2 그때까지 여호와의 이름을 위한 집이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백성들은 다만 산당에서 제사를 드렸다. 3 솔로몬이 여호와를 사랑했고, 그의 아버지 다윗의 규례를 따라 살았으나, 다만 산당에서 그가 제사하며 분향하였다. 4 왕이 기브온으로 가서 거기서 제사를 드렸는데, 그곳에 아주 큰 산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이 천 마리 희생으로 번제를 그 제단 위에서 드렸다.

5 기브온에서 여호와께서 솔로몬에게 나타났다, 꿈에, 그 밤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줄지 구하여라!“ 6 솔로몬이 말했다. “당신께서 내 아버지 다윗에게 크신 은혜(헤세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는 당신 앞에서 진실과 의로움으로, 당신을 향한 마음의 정직함으로 살았습니다. 당신께서 이 큰 은혜(헤세드)로 그를 지켜주셔서, 오늘날과 같이 그의 왕좌에 앉을 아들을 그에게 주셨습니다. 7여호와, 내 하나님이여, 이제 당신께서 당신의 종을 내 아버지 다윗을 대신하여 왕으로 삼으셨습니다. 나는 작고 어려서 어떻게 나가고 들어와야 할지 내가 알지 못합니다. 8 당신의 종은 당신께서 선택하신 당신의 백성, 곧 셀 수 없이 많고 계산될 수 없을 만큼 많은 백성들 가운데 있습니다. 9 그러니 당신의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십시오. 그리하여 당신의 백성을 재판하고, 선악 간에 분별할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 누가 능히 당신의 이 큰 백성을 다스릴 수 있겠습니까? 10 솔로몬이 이것을 구한 것이 주의 눈에 좋아 보였다. 11 하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것을 구하고, 너를 위해 장수를 구하지도 않고, 너를 위해 부유를 구하지도 않고, 네 원수의 생명을 구하지도 않았다. 네가 너를 위해 공의를 듣고 분별할 (마음)을 구하였다. 12 보라, 내가 너의 말대로 행하겠다. 보라, 내가 너에게 지혜로운 마음과 분별하는 (마음)을 준다. 너 이전에 너와 같은 사람이 없었고 네 뒤에도 너와 같은 사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3 또한 네가 나에게 구하지 않았던 부유와 명예도 내가 너에게 주겠다. 너의 평생에 왕들 가운데 너와 같은 이가 없을 것이다. 14 만일 네가 너의 아버지 다윗이 살았던 것같이 내가 다니는 길로 걸어 다니고 나의 규례와 나의 명령을 지키면 내가 너의 날들을 길게 할 것이다.“ 15 솔로몬이 깨었다. 보라, 꿈이다! 그가 예루살렘으로 가서 주의 언약궤 앞에 섰다. 그가 번제와 화목제를 드리고 그의 모든 종들을 위하여 잔치를 베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