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상 17장 - 하나님의 진실하심 (왕상 17:17-24)

 

“내 죄를 기억나게 하고, 내 아들을 죽이려고 ‘당신‘이 나에게 왔습니까?“(18)

“‘당신‘께서 이 과부에게 재앙을 내려 그녀의 아들을 죽인 것입니까?“(20)

 

사르밧 과부는 엘리야에게, 엘리야는 하나님에게 고통스러운 일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18). 사르밧 과부는 또한 자기 자신의 죄를 떠올리며 스스로에게도 책임을 묻는다(18). 그러나 정작 성경은 아이의 죽음에 대해 하나님께서 어떤 역할을 하셨다거나, 하나님께서 여인의 죄를 징벌하셨다거나 하는 시각을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이러한 시각으로 자신과 고통스러운 일을 바라보고 있는 것은 사르밧 과부와 엘리야 자신이다.

 

여인은 재앙을 만나 스스로의 죄를 돌아보고 괴로워한다. 그러나 그녀를 제외하고는 성경은 그녀의 죄에 대해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는다. 그녀가 돌이켜 회개하였기에 하나님께서 아들을 살려주셨다거나, 그녀의 죄 때문에 하나님께서 아이를 죽였다거나 말하지 않는다. 부모의 죄 때문에 하나님께서 아이를 치셨다면 이 세상에 살아 남아 있을 아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사르밧 과부의 아들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들의 하나님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생각을 여과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엘리야가 찾아오지 않았다면 여인과 아이들은 기아로 죽었을 수도 있었다. 엘리야의 방문을 통해 여인과 아이들은 기근 속에서도 하나님의 공급하심을 누리며 매일을 살아올 수 있었다. 그렇게 하나님의 선물과 같았던 엘리야의 방문이 이제 와서 아이를 죽여 여인의 죄를 생각나게 하려는 저의를 가지고 있던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 정당한 일일까?

 

엘리야도 마찬가지다. 그 또한 하나님께 따져 묻는다. “내가 머물고 있는 이 과부에게도 꼭 악을 행하셔야만 했습니까? 이 여인의 아이를 당신께서 꼭 죽이셔야만 했습니까?“(20) – 하나님께서 이 과부 말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아이를 죽게 하는 악한 일을 행하기라도 했단 말인가? 혹 엘리야 자신 자기의 아이를 잃었던 것인가?

 

그의 원망대로 하나님께서 과부의 아이를 죽이고자 하셨다면 굳이 엘리야를 보내 그녀의 삶의 곤고함을 돌보아 주실 필요가 있었겠는가? 견딜 수 없는 고통을 주기 전에 잠시의 기쁨을 주는 ‘악을 행하는‘ 존재가 엘리야의 하나님 여호와란 말인가?

 

본문이 보여주는 하나님의 모습은 진실하신 하나님이다(24). 고통 속에 부르짖는 엘리야와 사르밧 과부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기도에 응답해 주시는 분, 그분이 하나님이시다(22). 사람은 진실하지 않지만 하나님은 진실하시다(24). 그런데 사람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하나님께 투영시켜 하나님이 자신들처럼 진실함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진실함에 대한 것이다. 그는 자신이 하신 말을 반드시 지키실 뿐 아니라, 그가 말을 건넨 상대에 대해 한결같은 사랑과 진실함을 나타내신다. 그는 자기의 이익을 따라 이리 저리 마음을 바꾸지 않으시며,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호의에서 악의로 마음이 왔다갔다하지 않으신다.

 

아이는 중한 병이 들어 죽는다(17). 그 때 하나님은 그녀의 고통에 함께 공명할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 엘리야를 그녀 곁에 있게 하신다. 그리고 지금껏 구약에서 그 어느 누구도 하지 않았던 죽은 자를 살려 달라는 엘리야의 기도를 들으시고 그 목소리에 응답하여 주신다. 하나님은 지금껏 여인과 엘리야에게 한결같은 사랑으로 찾아오셨고, 지금껏 그들의 삶을 돌보아 오셨다. 여인의 고백대로 엘리야의 삶을 통해 말씀하시는 여호와는 진실하신 하나님이시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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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왕기상 17장 17절-24절 (사역)

 

17 이 일들 후에 그 집 여주인의 아들이 아팠다. 그의 병이 매우 중하여 그가 숨을 거두고 말았다. 18 그녀가 엘리야에게 말했다. “하나님의 사람이여, 나와 당신이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나의 죄를 생각나게 하고 내 아들을 죽게 하려고 당신께서 나에게 왔습니까? 19 그가 그녀에게 말했다. “당신의 아들을 나에게 주십시오.“ 그녀의 품에서 그를 받아 자신이 머물고 있던 다락으로 그를 안고 올라갔다. 20 그가 여호와께 부르짖어 말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당신이 내가 함께 머물고 있는 과부에게도 재앙을 내려 그녀의 아들을 죽게 하신 것입니까?“ 21 그가 세 번 자기 몸을 아이 위에 펴서 누이고 여호와께 부르짖어 말했다. “여호와, 나의 하나님이여, 이 아이의 목숨이 아이 속으로 돌아오게 하소서“ 22 여호와께서 엘리야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이의 목숨이 그에게로 돌아와 그가 살았다. 23 엘리야가 다락에서 그 아이를 데리고 집으로 내려와서 그를 그의 어머니에게 주며 말했다. “보십시오, 당신의 아들이 살았습니다.“ 24 그 여인이 엘리야에게 말했다. “이제는 내가 당신이 하나님의 사람이며 당신의 입에 있는 여호와의 말이 진실함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