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야 36-37 : 기도하는 한 (36:1-37:38)

 

히스기야왕 14년에(701) 앗수르 왕 산헤립이(705-681) 유다의 모든 견고한 성을 치고 취한 후(36:1) 라기스에 거하고 있을 때(36:2), 열왕기에 따르면 히스기야는 자신의 반 앗수르 정책에 대한 죄를 청하며 금 삼십 달란트와 은 삼백 달란트를 성전 문과 기둥의 금까지 벗겨 앗수르 왕에게 준다(왕하 18:16). 앗수르 왕은 히스기야의 공물을 받고 돌아가기는커녕 오히려 랍사게에게 대군을 맡겨 예루살렘을 치게 한다(36:2).

 

히스기야는 앗수르 왕이 공물을 받고 순순히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예감했을까? 역대기에 따르면 히스기야는 그 사이 성 주변의 모든 물 근원을 막고, 무너진 성벽을 보수하고, 망대를 쌓고 외성을 쌓고 무기와 방패를 많이 만들고 백성들의 마음을 강하게 했다(대하 32:1-8).

 

히스기야는 처음부터 앗수르 왕 산헤립의 출전이 공물 정도로 마무리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705년 사르곤을 뒤이어 왕위에 오른 산헤립이 반 앗시리아 전선을 주도하는 히스기야의 예루살렘을 그냥 두고 간다는 건 순진한 기대였으리라.

 

공물도 보내고 나름 성곽의 방비 또한 강화했으나 46개의 요새를 점령하고(->산헤립 프리즘) 마침내 예루살렘에 이른 앗수르의 군대를 앞두고 히스기야는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37:1,4,15). 히스기야의 기도에 대한 이사야를 통한 하나님의 응답은 역사라는 무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작용과 그 무대 전체를 마련하고 움직여가시는 하나님의 작용에 대한 커다란 그림이었다(37:21-35).

 

이 일들은 내가 태초부터 행한 바요 상고부터 정한 바다. 그것을 이제 내가 이루어, (앗수르) 네가 견고한 성읍들을 헐어 돌무더기가 되게 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 주민들이 약하여 무너진 것이다. 그러나 너는 스스로의 분노와 오만 속에 네 자신이 힘이 있어 이 일들을 했다고 착각하고 있구나.. “(cf. 37:26-29).

 

하나님이 정하고, 하나님이 이루되, 사람이 행하고 사람이 이룬다. 역사라는 무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님을 잊으면 교만하여지고 그 결국은 갈고리에 매여 끌려가는 것이다(37:29). 역사라는 무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에게 기도하면(37:15) 하나님은 자기 뜻을 알려주시고 뿌리로 말미암아 결실케 한다(37:31).

 

살면 살수록 내 삶을 이끌어가시는 분이 하나님임을, 나를 높이고 낮추며, 살리고 죽이며, 부하게 하고 가난케 하며, 강하게 하고 약하게 하시는 분이 하나님임을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도 확인하게 된다. 기도의 끈을 놓치지 않고 붙잡고 사는 한 만군의 여호와여 열심이 이루어가시는 역사라는 무대에 나 또한 열심으로 참여할 수 있으리라(3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