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수, 정은영 선교사가 드리는 기도와 사역편지 (2014년 6월)


1. 어린이 중심의 모델로 성장한 리무르 교회


  해발 2200 미터가 넘는 곳에 있는 리무르 교회와 유치원, 그리고 장애아 학교가 하나님의 은혜와 동역자 분들의 기도로 많은 성장을 이루어 가고 있습니다. 주일학교라는 개념이 없는 이곳에서 어린이 중심의 모델 교회로 성장해 주위에서 배우러 오고 있습니다. 특히 4명의 무디부 선생님들의 수고와 헌신은 믿지 않은 많은 아이들을 저희 교회로 정착시키고 있습니다.

  지난주 교사들을 모아놓고 리무르 주일학교는 케냐의 주일학교를 부흥시킬 모델이기에 무엇보다도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6개월 후에 선교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을 모아 주일학교를 살리는 세미나를 함께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가 어른 예배의 부속물이 아닌 주역이 되는 예배로 모든 시스템을 바꾸자 탐방하러 온 어느 선교사님이 이렇게 하면 정말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교회로 모이겠구나? 자기 교회도 이제 주일학교를 만들겠다고 도전을 받은 선교사님과 그분의 딸의 말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프리카에서 사역하면서 무엇이 가장 힘듭니까? 물으면 대부분의 오래된 선교사님들이 한결같이 구제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말합니다. 받는 것에 너무 익숙한 아프리카 사람들이기에 잘못 구제하게 되면 그 구제로 인해 평생을 구걸하는 인생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가 없이 공짜로 받은 선물은 영혼을 망친다.’는 원칙으로 주일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달란트 시장이라는 것을 도입했습니다. 주일출석, 헌금, 전도, 요절암송에 각각의 달란트를 부여해 노력한 만큼 받는 달란트 시장을 열었습니다.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는 아이들에게 몇 번의 연습을 시킨 다음 달란트 시장을 하자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대가를 치룬 만큼 보상을 하자 주일 성수와 전도의 붐이 일어났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 두 딸은 그동안 모아 두었던 옷이며 신발, 학용품을 아낌없이 내놓는 훈련이 되었고 후원자들이 보내온 선물들이 우리 교회와 주일학생들에게 의미있게 전해지게 되었습니다.
 
 
2. 기두라이 유치원과 장애우 학교가 교회가 새로운 곳으로 이전하다.


   케냐에 와서 맨 처음 시작한 기두라이 지역의 교회와 유치원, 그리고 장애우 학교가 다른 사람에게 팔려 결국 문을 닫고 새로운 곳을 찾게 되었습니다.


  첫 사역지이기에 너무 애정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저는 공사비 아껴보겠다고 트럭을 빌러 자재를 사서 날랐고 아내는 인부들의 밥을 해 나르면서 나름 정성을 많이 쏟은 학교와 교회였습니다. 평생 내손으로 지어본 처음 건물이기에 볼 때마다 흐뭇해 하면서 애정이 많았는데 하나님 보시기에는 나의 의가 너무 많이 들어났나 봅니다. 내가 지었다는 자만감을 꺽으시려고 내손으로 직접 허물게 하셨습니다.


  지난번 기도편지에 이 이야기를 듣고 돕고자 하는 지인들이 있었는데 이 곳 땅 값이 너무 비싸 말을 꺼내지도 못했습니다.


  직장을 하루아침에 잃게 된 7명의 선생들과 스텝, 그리고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장애아 반 아이들이었습니다. “앞으로 학교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을 때 장애아 학생들만은 절대 포기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저는 작정 기도에 들어갔습니다.


  이번 만큼은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의 역사하심만을 기대하려 한 것입니다.
 
   새로운 부지를 찾기 위해서 두 달 이상을 샅샅이 찾았지만 땅값이 너무 비싸서 포기하고 결국 장애학생들만을 돌볼 일반 주택을 구해서 시작하려 했는데 이것 또한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주위의 이웃들이 장애아들이 오면 집값이 떨어지고 지저분해진다고 반대해서 결국 이곳은 나에게 허락하지 않나 싶어 포기하려고 했습니다.


 그 때 마침 저희 사역을 어떻게 들었는지 모 유명 방송국에서도 전화가 와 저희 사역지를 촬영해 방송으로 후원하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이것이 하나님의 예비하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내면에는 많은 갈등이 있었습니다. 케냐에 오면서 모든 것을 다 포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적으로 알려지는 것 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 한분만 바라보면서 사역하겠다고 했는데 학교가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흔들리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슨 용기에서인지 한국에서 직접 전화 온 분께 솔직하게 이야기 했습니다.


     “저는 방송을 탈만한 일도 하지 않았고 주제도 못됩니다, 저 말고 주위에 더 훌륭한 분을
      소개해 드릴께요? 저는 하늘 나라에서 상급 받고 싶어요. 죄송합니다.”


  전화를 끊었을 때 무엇보다도 아내가 기뻐해 주었습니다. 한국에서 사역할 때 좋은 교회를 만나 많은 언론을 타면서 세속화 된 저를 누구보다도 아내가 더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역사는 저의 모든 열심과 의를 포기했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기존의 유치원과 교육관을 철거하는 날 기적적으로 바로 옆의 교회에서 임대해 주겠다는 것입니다.


  비가 새고 다 허물어져간 그야말로 현지식 건물이 있었는데 그곳을 수리해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곳에 3개의 교실을 만들고 장애아들과 물리치료실을 할 수 있는 큰 홀과 사무실을 새로 짓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이전에는 나름 좋은 건물에서 있다가 허름한 건물로 이전해서 인지 아이들과 교사들의 눈에는 실망이 많은 듯했지만 저는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이미 다 예비해 놓으셨는데 나만 믿음 없이 걱정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결과적인 이야기이지만 만약 내가 방송을 타고 후원을 받아 쉽게 허락되었다면 이런 가슴 졸이는 은혜는 체험해 보지 못했을 겁니다.



3. 리무르 유치원과 장애인 학교


  리무르 지역의 유치원과 장애인 학교가 공식적으로 오픈하였습니다. 대구의 모 집사님의 후원으로 시작한 리무르 유치원과 장애아 학교는 체계적으로 준비해 최고의 학교로 만드려 합니다.


  특히 저희 교회와 학교가 있는 이 지역은 리무르에서도 가장 못사는 사람들이 빈민촌을 형성하며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역 국회의원과 시장을 만나고 부주지사를 만나 정말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과 장애아들을 직접 선별해 교육하고 돌보고 싶은데 행정적인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감동을 받은 이 분들의 도움으로 이전 목사에게 빼앗겼던 학교 앞 넓은 운동장 공터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면 법정 싸움에 들어갔습니다.
 
  리무르 시청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200명의 장애아 명단과 헤아릴 수 없는 빈민 명단을 받아 일일이 가정 방문하고 보호자들을 만나 선정하였습니다.


  방치되어 있는 장애아 집을 방문하면서 저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3명의 아이들 둔 버림받은 싱글 맘 집에 사는 장애아 어머니는 아들을 도저히 돌볼 수가 없었나봅니다. 집을 방문했을 때 컴컴한 곳에 짐 문은 잠겨 있었고 장애아 아이는 그곳에서 동물처럼 살면서 저녁에 일을 끝내고 들어온 엄마가 열쇠로 문을 열 때까지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변과 오물 냄새로 숨 쉬기 조차 힘든 곳에서 짐승 소리를 내면 사는 이 아이를 만나는 것은 3번째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그래도 이 아이는 엄마가 버리지 않은 행운아였습니다. 다른 부모 같았으면 진즉 버려서 죽었을 텐데 이 엄마는 그 어려운 형편에도 함께 데리고 살 고 있었습니다.


  일단 당장 도움이 필요한 장애아 아이들을 저희 장애아 학교에 데리고  왔고 장애아 전문 선생님은 구하기가 어렵고 월급도 다른 선생님은 두 배여서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두라이 장애아 반처럼 먼저 시작하고 선생님을 구했는데 일주일 후에 좋은 선생님을 보내 주었습니다. 제 경험상 아프리카에서 사역은 일단 시작하고 해야지 갖추어지고 난 이후에 하겠다면 하나도 되는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곳에는 장애아 아이들을 위한 전용 물리치료실을 만들려고 준비중에 있습니다. 얼마 전에 저희 학교에 찾아오신 어느 분께서 “장애아들을 돌보는 것은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결실적인 측면도 없는데 왜 하필 장애아들을 돌보냐?고 그쪽에 혹시 사명감이 있었냐?”고 물었을 때 순간 당황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이쪽에 전혀 사명감도 전문지식도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은 사역이었습니다.   


  심방하고 전도하면서 이 버려진 아이들을 누군가 돌보아야 하는데...... 하나님은 부족한 저를 선택했나 봅니다. 그런데 지금 이 아이들을 통해 가장 많은 은혜와 사랑을 받는 사람은 다름 아닌 저희 가정이었습니다. 가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웃을 줄 아는 천진 난만한 이 아이들이 저를 진짜 선교사로 살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곳 리무르 지역의 유치원과 장애인 학교에 오는 아이들은 너무 형편이 어려워 지금까지는 저희가 점심을 준비해 주었는데 인원이 점점 늘면서 다음달 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3. 새로운 개척지를 보여주시다.


   하나님께서는 두 곳의 학교와 교회를 개척하면서 만족하려 했던 저에게 새로운 개척지를 보여 주셨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과는 차로 5-6시간이 떨어져 있는 곳에 교회와 학교가 없는 곳이 있다는 말을 듣고 또 다시 새로 개척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입버릇처럼 하나님이 허락하시면 매년 새로운 교회와 학교를 시작하겠다고 했는데 말이 씨가 되어 재정적으로는 아무 준비가 안 되었는데 계속해서 사역지를 확장 시키려나 봅니다.


  기두라이 지역이 도시 인근 지역의 수단 난민들과 장애인 중심이고 리무르 지역은 빈민들과 장애인 이라면 지금부터 시작할 곳들은 문명과는 거기가 먼 원시 부족을 위한 교회와 학교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 리무르 지역에서 훈련받은 교사들을 데리고 전도대를 만들어 처음 주일학교부터 시작해 교회와 학교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교사 전문 훈련과 리더 교육을 병행하면서 제자들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기도로 적극 후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기도 제목


1. 새로 시작한 리무르 지역에 유치원과 장애인 학교는 우리 땅과 건물이기에 양적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도 향상 시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학교로 시청에 정식으로 등록해서 여러 가지 구비 여건들을 갖추어야 합니다. 놀이터면 놀이기구, 책상, 의자, 특히 물리치료실과 물리 치료 도구들이 필요합니다. 거동할 수 없어 저희 장애우 반에 오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물리치료실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2. 점심을 먹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급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루 한 끼 점심만이라도 제대로 먹어 영양을 보충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3.  리무르 주일학교가 성장하면서 본당 뿐만 아니라 교육관에도 각종 음향 기기와 키보드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주일학교 교육을 위한 뜻이 있는 분의 후원을 기다립니다.


4.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해 일용직을 떠돌다 경비를 하던 주일학교 출신인 마이클 청년을 신학교에 보내고 우리교회 전도사가 되면서 그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주일학교 전도사 일뿐만 아니라 학교에서도 얼마나 공부를 열심히 했는지 기대하지도 못한 첫 학기를 패스 했습니다.


  또한 제가 살고 있는 신학교에 다니는 수단 난민교회의 윌리엄 목사는 이제 저희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로 교회를 부흥 시켰고 학교에서도 수석을 해 앞으로 학자로 키우려합니다. 피터 전도사도 열심히 해서 학교뿐만 아니라 교회에서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 교회 지도자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5. 현재 리무르 교회의 23명의 주일학교 교사들 중에 목회자를 꿈꾸고 대학교를 진학하겠다는 청년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세요. 이들 중에서 사명자를 선별해 마이클 전도사처럼 신학교에 보내거나 일반 대학에 보내 지도자로 키우려고 합니다.   


6. 둘 째 딸 세하는 동역자들의 기도와 약물치료로 많이 좋아졌습니다. 약물치료는 청소년기까지 병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가족들이 박테리아 감염으로 돌아가면서 아픈데 건강을 위해서 기도해주세요, 무엇보다 영적인 건강을 위해 기도해 주세요.


               2014년 6월  케냐에서 박찬수 정은영(민하, 세하)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