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터키 군-쿠르드족 충돌... 사상자 속출
아메드 지역서 3일째 소요... 텅빈 시내엔 시위대와 군 장갑차만
    Welat(manif) 기자(ohmynews)    


터키 아메드(디아르바크르)에서 무방비 시위대에게 군대가 총격을 가해 사망자와 부상자가 속출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는 등 혼란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이번 사태의 시작은 2006년 3월 25일 터키 동부 빙골지역에서 터키군이 쿠르드 노동당(Partia Karkaren Kurdistan/PKK) 소속 게릴라 14명을 사살한 것에서 비롯되었다.

PKK는 쿠르드족의 독립을 위해 무장을 하고 산악지역을 근간으로 게릴라로 활동하다 1999년 이후 무장투쟁과 분리독립을 공식 포기하고 터키 정부에 상호 공격행위 중단, 평화협정 체결, 쿠르드 민족 문화 말살 중단, 자치 허용 등을 주장한 단체다.

그에 반해 터키 정부는 PKK의 평화협정 제의를 무시하고 지속적으로 소탕작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는 PKK의 근거지인 이라크 영내에까지 군대를 파견하여 PKK를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25일 사살된 게릴라 14명 가운데 4명이 아메드(디아르바크르) 태생이었다. 충돌은 3월 28일 이들의 장례식이 진행되는 도중 일어났다. 경찰과 시위대 중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 날 시위에서 쿠르드인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날의 시위는 밤늦게까지 격렬하게 진행되었다. 경찰은 피를 흘리며 연행되는 시위대를 지속적으로 구타하는 한편 시위대를 향해 경고사격을 했다. 또 시위현장의 가로등을 끄기 위해 인근 지역을 정전시키고 진압을 진행했다.

다음 날인 3월 29일도 시위가 계속되자 터키 정부는 제21기계화여단과 특수부대원을 투입했다. 이날 시위로 10여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드 시내는 상가 철시 등으로 텅 빈 도시마냥 을씨년한 가운데 간간이 나타나는 시위대와 이들을 진압하려는 군과 경찰의 장갑차가 활주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3월 30일)도 시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자세한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살인' 진압과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되풀이되고 있다.

쿠르드 민족은 터키 동부지역, 이라크 북부지역, 시리아 북부지역, 이란 서부지역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천년을 살아온 민족으로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식민상태에 있다가 유럽전쟁(제1차세계대전) 당시 분리독립을 약속받고 영국의 동맹군으로 참전했다.

당시 영국은 자국의 이익과 터키 정부의 강력한 요구로 쿠르드 독립의 약속을 저버렸고 쿠르디스탄의 광범위한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터키는 지난 80년간 지속적으로 쿠르드인들을 탄압해 왔다.

구성원을 단일민족이라고 헌법에 명시한 터키 정부는 쿠르드인을 '동부 산악 터키인'이라고 명명하고, 쿠르드 관련 자료의 일체 소각 등 문화 말살, 쿠르드어 사용금지 등의 정책을 취했다가 몇 년 전부터 쿠르드어를 사용케 하는 등 억압을 다소 완화했다.

이는 터키정부의 의지가 아니라 터키가 가입을 열망하는 EU가 사이프러스 문제와 함께 쿠르드족 탄압을 문제 삼아 터키의 EU 가입을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