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1박2일 동안 쉔베르크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킬 한인선교교회 전교인 가족 수련회가 있었다.
1박2일이라...
모 방송사의 인기 프로그램을 떠올리는 이 말 때문에 더 재미있으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18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쉔베르크 유스호스텔에 모이기로 해서 우리는 집에서 10시 20분쯤 출발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해보니 우리집에서 목적지까지는 30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음... 지금쯤 출발하면 여유있게 갈 수 있겠군!'

화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가 안 오는 약간은 구름이 끼인 날씨였다.
나는 내비게이션이 가르쳐주는 데로 안전하게 운전해서 목적지에 도착했다.
우리는 11시 5분 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음... 그런데 왜 우리 교인 차가 한 대도 안 보이지?'

약간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았으나 유스호스텔처럼 생긴 건물도 안 보이고, 유스호스텔 주소에 나오는 거리이름도 안 보였다.
'뭔가 잘못됐군.'
뭐가 잘못되었나 내비게이션에 다시 입력해 보았으나 역시 같은 길(우리가 도착한 곳)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유경애 집사님 차와 김상엽 집사님의 차가 내 차 뒤에 도착했다.
'흐흐흐, 나랑 똑같이 이곳으로 찾아온 사람들이 많네...'
동질감을 느껴서 그런지 괜히 속으로 기분이 좋았다.

나는 차에서 내려서 길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쉔베르크 유스호스텔에 어디에 있는지 물어보았다.
행인은 잘 모르겠다면서 가게에 가서 물어보는게 나을 거라고 이야기 해줬다.
나는 가게에 들어가서 물어보았다.
"저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쉔베르크 유스호스텔이 어디에 있는지 혹시 아시나요?"
가게 주인 아주머니는 안다면서 이곳이 아니라 쉔베르크 시내 쪽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유스호스텔은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있다면서 약간은 복잡한 듯하지만 매우 친절하게 어떻게 가면 되는지 가르쳐 주었다.

나는 어떻게 가야 하는지 귀로는 들었지만 도대체 어떤 길을 이야기하는지 그림이 머리 속에 잘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서 유스호스텔 쪽으로 향했다.
몇 Km 정도 가다보니 쉔베르크 방면 표지판과 함께 유스호스텔 표지판이 나왔다.
"오 예~!"
그 다음부터는 표지판을 따라서 안전하게 유스호스텔에 도착했다.

우리는 유스호스텔 로비에서 다른 사람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린 후, 다같이 모여서 우리가 사용할 방으로 짐을 옮겼다.
우리는 이 유스호스텔에서 집회를 위하여 방 두개를 빌렸다.
한 군데에서는 대예배 및 집회를, 다른 한 군데에서는 주일학교 집회 및 식사를 하도록 하였다.


모두 한자리에 모여서 도착 예배를 드렸다.
홍 목사님은 말씀을 시작하시면서 어떤 목사님께서는 수련회에 필요한 준비물을 말씀하시면서 "뇌"를 가지고 와야 한다는 말씀을 하신다고 하셨다.
"뇌"
정말 필요한 준비물이 아닐 수 없다.

'나는 "뇌"를 가지고 왔나, 아니면 집에 놔두고 왔나?
집에 놔두고 왔다면 어떻게 하지?
아냐. 그럴 수가 없지.
생물학적으로 뇌가 없이 내가 어떻게 돌아다녀?
필요에 따라 뇌를 바꿔 끼워넣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공부할 때에는 공부 잘하는 뇌, 운동이나 체육을 할 때에는 체육을 잘하는 뇌...
아냐. 전부다 잘 할 수 있는 뇌 하나만 있으면 되겠네...'
이런 말도 안 되는 쓸데 없는 생각을 하면서 몇 분을 보낸 기억이 난다.

도착 예배 후 방배정을 하였다.
우리는 103호실 방을 배정 받았다.
방에 올라가보니 두 개의 이층침대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가운데에는 탁자 하나가 있어서 필요 시 탁자에 둘러앉아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짧은 일정 때문에 이 탁자를 활용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이번 수련회에 노트북을 가지고 갔다. 혹시 짬이라도 나면 컴퓨터로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였다.
내 노트북이 한 일은 탁자 위에 몇 시간 정도 전시되어 있었다는 것이 전부였다.

그 후 우리를 기다리고 있던 맛있는 점심식사는 우리들의 배에 포만감을 가득 안겨주었다.
아... 점심 식사 주요리가 조금 무척 많이 짰다는 게 기억에 난다.
그 이야기가 주방에 전해졌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하여튼 저녁식사부터는 그리 짜지 않은 요리가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주었다.

식사 후 첫번째 집회가 있었다.
집회시간에는 무척이나 은혜로운 말씀을 전해주셨는데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솔직히 기억이 안난다.
말씀을 들을 때에는 참 좋은 말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내 기억력을 탓해야 하나, 아니면 기억력에게 책임 전가한 건망증인가...
홍 목사님의 너덜너덜한 성경책을 보니 말씀에 은혜가 더해지는 것 같은 착각(?)에 빠졌다.

그 후 레크리에이션을 가장한 자유시간이 있었다.
이시간 조일훈 집사님은 혼자 축구공을 차면서 양쪽 골대를 왔다리 갔다리 하셨다고 한다.
일부 교인들은 쉔베르크 해변으로 산책을 다녀왔다고 한다.

저녁 식사 후 두번째 집회가 있었다.
이 두번째 집회까지는 집회 앞부분에 경배와 찬양 순서가 있었는데 이 때 이호준 집사님께서 은혜롭게 인도해 주셨다.
필(Feel)이 꽂힌 부분에서는 마치 오페라 아리아를 듣는 듯한 격한 음성을 들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이 된다.
작은 방에 피아노 소리와 노래 소리, 그리고 거의 들리지는 않았지만 기타소리가 어우러져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 내었다.

그 후 애찬식 행사가 있었다.
애찬식은 간단히 말하자면 사람들이 서로서로 빵을 떼어 먹여주면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시간이었다.
애찬식에 사용된 빵이 무척이나 뻑뻑한 빵이라서 그런지 '빵은 나눠주면서 왜 잔은 안 나눠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뻑뻑한 빵 효과로 음료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애찬식을 잘 이해하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는 경우에는 무척 오랫동안 지속되기도 한다는데 우리는 속전속결로 후딱 끝낼 수 있었다.

그리고는 사람들이 컵라면과 야식거리와 함께 하는 자유로운 수다시간을 가졌다.
야식 때에는 파가 더 이상 없었는지 기억이 안 나지만, 한 때 컵라면에는 혹자가 파를 넣어서 먹으면 훨씬 맛있다는 이야기가 퍼져서 너도 나도 다 같이 남은 파라는 파는 모조리 다 넣어서 먹었다고 한다.
여자들이 말이 많다는 평소의 생각과는 달리 이날 밤 늦게까지 수다를 떤 사람들은 남자들이었으며, 일부 남자들은 밤을 꼴딱 새고 아침 예배에 참석했다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윤 모 형제는 예배 시간에 너무 졸리는 때도 있는데 이럴 경우에는 기도시간을 십분 활용한다고 했다.
참고로 나는 수다를 떨다가 밤 2시쯤 잠에 들었으며, 아침 7시에 있는 아침 예배는 샤론이가 잔다는 핑계로 참석하지 못하고 계속 침실을 지켜야만 했다.

아침 예배 후 아침식사 시간이 있었다.
아침 식사 후에 가진 또 한번의 자유시간에는 거의 대부분의 교인들이 근처에 있는 쉔베르크 해변으로 산책을 떠났다.
그 곳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거니는 모습에서 사랑이 느껴졌다.

그 후 수련회 마지막 집회이자 주일 예배를 은혜롭게 드렸다.
나름대로 잠을 설친 나는 졸림 때문에 고생하다가 전 날 윤 모 형제가 졸릴 때 활용하는 방안을 십분 활용함으로 한결 수월하게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주일 예배 후 다같이 맛있는 점심식사를 한 후 단체 사진을 찍음으로 공식적인 수련회 일정이 모두 끝났다.
일부 교인들은 그 후 쉔베르크 해변에 가서 산책을 즐겼다(?)고 한다.
변화무쌍한 날씨를 짧은 시간 내에 경험하면서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할 수 있었다고 한다.

벌써부터 다음 수련회가 기다려진다. (믿거나 말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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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엽 집사님의 멋진 사진을 사전에 허락도 받지 않고 무단도용하였음을 밝힌다. (저작권법 위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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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