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4편 – 저녁에 부르는 노래

[지휘자에 의해, 현악기들로, 다윗의 노래]

1. 내가 부를 때에, 내게 응답하소서!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좁아져 있을 때, 당신은 나를 넓혀 주셨던 분이십니다. 
   내게 은혜를 베푸소서! 내 기도를 들으소서!
2. 사람들아, 언제까지 내 명예가 모욕 받아야 하겠는가?
   (언제까지) 너희는 헛된 것을 사랑하겠는가?
   (언제까지) 너희는 거짓을 추구하겠는가?

3. 너희는 알아라!
      여호와께서 경건한자를 자기에게 따로 구별하였음을!
      여호와께선 들으실 것이다.
   내가 그에게 부르짖을 때에.
4. (너희는) 떨지어다! 그리고 범죄하지 말지라!
           말하라, 너희의 마음으로, 너희의 침상에서
그리고 잠잠하라! 셀라.

5. 드리라, 의의 제사를!
   신뢰하라, 여호와를! (여호와께 소망을 두라!(LXX))
6. 많은 자들이 이야기합니다.
     “과연 누가 우리로 좋은 날을 보게 할 것인가?”
   우리 위에 비추소서, 여호와, 당신의 얼굴의 빛을!
7. 당신이 주었습니다, 기쁨을, 나의 마음에
   저들의 곡식과 저들의 새 포도주가 풍성할 때보다 더 큰!
8. 평안 가운데 나는 눕자마자 잠들 것이라!
     이는 여호와, 오직 당신 때문입니다.
  당신은 나를 안전히 거하게 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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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3편이, 천만인이 자신을 치려하는 상황에서, 여호와를 의뢰하고 잠든 시인이, 그 밤을 무사히 보내고 아침을 맞으며 부르는 감사의 노래라면, 시편 4편은 자신을 모함하고, 비방하며, 고소하고, 괴롭게 하는 자들 중에 있는 시인이, 여호와께서 자신을 편드실 것임을 확신하며 저녁에 부르는 노래입니다.

내가 정당하고, 내가 바르게 행하고, 내가 남에게 선을 베풀고 하면, 남들도 역시 내게 그리 대해야 할 것 같은데, 우리네 인생은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명예쯤은 얼마든지 훼손되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헛된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거짓으로 쌓아 올린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다시 거짓이라는 카드를 꺼내 드는 것은 일도 아니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남들의 것으로 전가시키는 것은 심지어 ‘지혜로운’ 일이기까지 합니다.

저에게도, 또 우리에게도 이런 모습이 없지 않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본 시편의 저자는 그러한 우리의 헛된 욕망의 희생자입니다.
만일 우리가 이런 일을 당한다면, 우리는 밤에 잠들지 못하고, 밤새 뒤척이며 괴로워할 것입니다.

그러나 시편기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너무도 큰 평안 가운데 있습니다. 그는 자리에 눕자 마자 곧 바로 잠들 것이라 선언합니다(9). 잠 못 드는 자들은 시편기자가 아닌, 그를 비방했던 자들입니다(4). 저들은 침상에서 떠오르는 끊임없는 말로 인해 잠잠할 수 없으며(4b), 불현듯 자신들을 사로잡는 불안감으로 더 큰 범죄로 내 몰립니다(4a).

시편기자는 어떻게 자신을 향한 거짓된 모함과 비방 속에서도 평안히 누워 단 잠을 잘 수 있었을까요? 어떻게 그는, 자신을 모함하는 자들의 추수와 새 포도주로 인한 기쁨보다 자신의 기쁨이 훨씬 더 크다고 외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시편 기자가 ‘당신(Du)’이라고 부르는 여호와, 오직 그분 한 분 때문이었습니다.
시편기자는 여호와께서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가 자신의 결백함을 아시며, 자신을 편들어 주실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저들의 거짓된 비방을 폭로할 것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여호와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그의 이런 굳은 신뢰는 어떻게 얻어진 것이었을까요? 그는 이미 비슷한 여러 곤란한 상황 가운데 처했었고, 그 때 그는 기도했으며, 그 때 여호와께서는 그의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셨습니다. 그가 곤란한 처지를 당했을 때에, 여호와께서는 그를 쪼여오는 곤란한 상황을 넓게 만드셨습니다. 그 상황을 해결해 주시고, 그를 구원하셨습니다. 이런 경험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확신합니다. 여호와께서는 경건한 자, 즉 여호와께 소망을 두는 그를, 그 분 곁 자리에 가까이 두시고, 언제나 그 기도를 들어주시는 분이심을...
살면서 우리가 당하는 억울한 일들, 남들의 비방, 속을 뒤집는 거짓 소문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평안히 누워 잠들 수 있을까요? 시편기자는 그런 상황 속에서도 머리를 붙이자마자 잠이 들었습니다. 오히려 잠 못 드는 쪽은 그가 아닌 거짓과 허영으로, 자신의 명예를 위해 다른 자들의 명예를 해치는 저들이었습니다.

우리 위에 그 얼굴 빛을 비추시는 하나님, 우리로 좋은 날을 보게 하실 하나님으로 인해, 눕자마자 잠드는 평강과 기쁨이 우리 모두를 지배하는 저녁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