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8장 –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 (눅 8:1-39)

 

 

“그가 누구이기에 바람과 물을 명하매 순종하는가“(25) - 예수께서 광풍을 꾸짖어 잔잔하게 하셨을 때 놀란 제자들의 물음이다. 그러나 만일 예수께서 ‘누구‘신지 안다면 물음은 오히려 “우리는 누구이기에 그의 말씀을 듣고도 순종하지 않는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의 형제, 곧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행하는 사람‘이다(21). 하나님의 자녀라면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여야 한다(15).

 

예수께서 거라사 광인을 사로잡고 있는 귀신에게 나오라고 명하자(29), 귀신은 ‘당신이 나와 무슨 상관이 있다고 나를 괴롭게 합니까?‘ 반문한다(28). 예수의 권세에 눌려 그에게서 나오긴 했지만 돼지 떼에게로 들어가겠다고 고집하고, 그리고는 그리로 들어가 돼지 떼로 몰사케 한다(33). 그가 누구인지 알고도(28) 그들은 예수께 순종하지 않는다.

 

귀신 들린 자가 예수로 말미암아 온전하여져서 구원을 받았음을 ‘들었을‘ 때(36), 그곳 사람들은 예수께 듣고자 하지 않고, 그곳에서 떠나가시기를 구한다(37). 귀신이 나가 이제 온전하게 된 사람이 예수와 함께 있기를 구했을 때(38), 예수는 ‘집으로 돌아가 하나님이 네게 어떻게 큰 일을 행하셨는지를 말하라‘ 말씀하시고, 그는, 그에게서 ‘들은‘ 대로 행한다.

 

군대 귀신이 들린 사람의 마음 속엔 도대체 얼마나 많은 목소리들이 울려나고 있었을까? 무수한 분노와 변명과 자기 합리화와 원망의 말들, 상처 입은 자의 상한마음에서 쏟아져 나왔을 칼 같은 말들, 이생의 염려와 재물과 향락에 사로잡혀 말이 아닌 독을 뱉고 살아온 자들의 말들이 얽히고설켜서 불쑥불쑥 그의 마음을 휘저어댈 때, 거사라 광인은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웠을까?

 

영혼을 갉아 먹고 마음을 뒤틀어 놓는 상한 말들에 끌려 다니고 싶지 않다면(29), 이방 땅 무덤 사이에 거하는 사람을 찾아 풍랑이 이는 바다를 건너오신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의 말을 들어라. 그리고 그때 물어야 할 물음은 “그가 누구이기에?“가 아닌 “나는 누구이기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