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 2장 - 사랑의 완성 (요일 2:1-11)


죄를 이야기하며 언급되는 한 가지 계명은 ‘사랑과 미움’이다(9,10,11,12). 추상적인 사랑과 미움이 아니라 ‘자기 형제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다(9,10,11). 곁에 있는 사람, 얽히고설킨 관계로 이미 맺어져 있는 사람, 때로 불편하고, 때로 상처 입고, 때로 실수하고, 때로 마음 상해야 했던 그 사람들에 대한 사랑과 미움이다. 지나치는 미소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스쳐 지나가는 자들에 대한 친절 같은 것이 아니라, 평생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교회 교우라는 이름으로 직장 동료라는 이름으로 마을 주민이란 이름으로 서로 얽혀진 사람들에 대해 품게 되는 사랑과 미움이다.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둠 가운데 있어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11). 그러나 그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자기 안에 거칠 것이 없다(10). 누가 이 사실을 알지 못하랴? 그러나 누가 자기 마음의 미움과 사랑을 마음대로 다스릴 수 있으랴?


노년에 이른 ‘요한’은 우리를 ‘자녀들이여’라고 부르며 권면한다. 지당하신 말씀 앞에 다들 숨을 죽이고 나름의 변명을 꺼내 놓으라고 몰지 않는다. 그가 말한다. “만일 누가 죄를 범하면, 만일 누가 어둠 가운데 길을 잃고, 미움에 사로 잡혀 괴로워하면, 우리에겐 의로우신 예수 그리스도라는 ‘변호자, 권면자, 위로자’가 있습니다(1). 그가 우리와 온 세상을 위해 속죄 제물이 되셨습니다(2). 하나님은 여러분을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여러분을 미워하여 길을 잃지 않으시며, 여러분을 잃어버린 대로 버려두지 않습니다. 이 하나님의 사랑이 여러분의 인생 속에서 온전하게 체험되고 누려질 때 여러분 또한 그가 행하신 대로 사랑 가운데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5,6).”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시작되었고, 내 안에서 완성을 보실 것이다. 사랑은 사랑이라는 행위 자체를 사랑하거나 사랑하는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 받는 구체적인 대상인 상대방을 사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사랑하는 자의 자기 만족 속에 완성되지 않으며, 사랑 받는 상대의 삶 가운데 빛과 생명과 사랑을 낳는 것으로 완성될 것이다.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히 이루어지기까지 그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